경남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 예고됐다. 1974년 2월 경남도 기념물(제 10호)로 지정된 지 51년 만이다.

경남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 예고됐다. 1974년 2월 경남도 기념물(제 10호)로 지정된 지 51년 만이다. 거제시 제공

거제시는 최근 열린 국가유산청 사적분과심의위원회에서 ‘거제 수정산성’ 사적 지정안이 원안가결 됐다고 19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날부터 ‘거제 수정산성’ 사적 지정을 예고했다. 30일 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다시 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국가 사적으로 확정된다.

거제면 수정봉 정상에 위치한 수정산성은 삼국시대에 처음 축조된 후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 말 송희승 부사가 축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산성이다.

수정산성은 이번 심의에서 ▷삼국시대 신라의 초축 성벽에 개축된 고려시대 성벽과 조선시대 성벽이 잔존하고 있어 성곽 축조기술의 변천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점 ▷사각형의 내옹성 문지 등 조선시대 후기 성곽의 구조 및 축조수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점 ▷조선시대 조정의 승인없이 당시 송희승 부사가 지역민과 함께 독자적으로 쌓아 올렸다는 역사적 가치 ▷조선시대 성곽 축조의 목적과 과정, 비용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기록되어있는 축성비의 존재 ▷우리나라 축성의 역사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전통시대 마지막 산성이라는 점 등 희소성·상징성과 함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수정산성은 둘레 778.5ｍ, 최고 높이 4.7ｍ, 폭 3ｍ에 달한다. 동서남북 사방에 4문을 두었고 성 가운데 우물이 있으며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성 안 동쪽에는 성을 축성하게 된 내력을 적은 축성비가 서 있다.

현재 경남도 기념물 명칭은 ‘거제 옥산성’이다. 거제시는 사적 지정 신청 과정에서 축성비에 새겨진 명칭에 따라 주민이 많이 부르는 ‘옥산금성’으로 명칭을 수정했다. 그러나 경남도 문화유산위원회는 문헌 기록에 나타나는 ‘수정산성’이 타당한 것으로 의결해 이 명칭으로 국가유산청에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고종 20년(1883년) ‘통제영계록’과 1899년 편찬된 ‘거제군읍지’ 등 역사적 문헌에 따르면 수정산성이란 명칭을 계속 사용해 왔다.

거제시의 사적 지정은 2010년 둔덕기성 사적 승격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국도비가 전폭적으로 지원되는 만큼 수정산성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조사 연구를 진행하고, 수정산성이 거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