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위성(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북미에서도 우려를 포함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포사회는 최근 수년 새 갈수록 고조되는 남북 대치국면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본다. 토론토의 일부 보수단체는 시국선언 등을 통해 '미국의 핵우산에 기대지 말고 우리도 대북 핵 억지력을 갖춰야 하며, 국회가 먼저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캐나다 사회는 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남북한의 대결 국면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여 관심을 끈다.

최근 공영방송 CBC는 '북핵 문제 쉬운 해결책은 없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토론토대 동아시아학부의 안드레 슈미드 교수는 "남북문제를 바라볼 때 기억해야 할 점은 북한이 여전히 미국 남한과 전쟁 중이라고 인식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북한의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노력은 자기방어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슈미드 교수는 "북한은 과거 역사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가 자신들에게 사용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것이 그들을 (핵 개발에 나서도록)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핵무기 개발 자체가 과학발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북한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민간정보연구소 스트래포(Stratfor)의 로저 베이커 박사는 "북한이 핵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또 1980년 이후 처음 열리는 올해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봤다.

'북한의 핵 개발이 얼마나 우려되는 상황인가'라는 대한 질문에 베이커 박사는 "북한이 곧바로 위협적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극단적인 군사행동이 그들 체제의 괴멸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기술력으로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준비 단계에만 며칠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들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장소도 한정돼 있고, 위성 등을 통해 철저한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점도 섣부른 행동을 못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커 박사는 북핵 때문에 파생되는 진짜 위협은 핵무기 확산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한국과 일본에서 핵무장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슈미드 교수는 "자금줄 통제 등 대북제재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얼마나 강력한 제재조치가 취해질지 모르겠지만 이미 2006년 사례에서 보듯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북핵 시설을 파괴해버리면 되지 않는가. 슈미드 교수는 "서울과 도쿄 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도시들이 북한과 얼마나 가까운지 기억해야 한다"면서 "자칫하면 이들 대도시가 방사능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많은 재래식 무기가 서울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들은 북한 제재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선에 머물며 구체적인 (북한 제재)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북한 문제에 대해 한발 떨어져서 보는 국제사회 전문가들도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는 사이 남북의 군사적 긴장 관계는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allell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