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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읽기] 기형적 정치현실의 근원을 캐다 外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29 21:19:27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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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형적 정치현실의 근원을 캐다

- 한국의 48년체제 /박찬표 지음 /후마니타스 /1만5000원

소위 '87체제'를 뛰어넘자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6월항쟁으로 마련된 지금의 헌법구조를 고쳐야 한다는 거다. 민주화 이후 계속되는 투표율 저하,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을 민주주의 위기징후로 여기는 것이다. 정치학자인 지은이는 보다 근원적인 이유를 '48년체제'에서 찾고 있다. 1948년 제헌헌법은 해방 이후 3년간 정치세력들이 가치와 이념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이를 조정 타협하기보다 물리력으로 상대 를 제거하는 과정의 산물로 본다.

지은이는 우리 정치의 기형성의 출발점은 여기서부터란 걸 말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초 단계인 '절차적 민주주의'가 결여됐다는 것이다. 이념이나 가치의 차이를 둘러싼 갈등을 다룰 절차에 대한 합의를 중시하는 절차적 민주주의는 '최소주의적' 민주주의라고 상기시킨다. 이런 바탕이 갖춰져야만 비로소 정치 영역을 넘어서 사회 경제적 영역으로 확장돼 우리가 바라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국회 의사당에서 물리적 충돌이 다반사로 빚어지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의미있는 진단으로 읽힌다.



# 맨몸으로 부딪친 세계의 바다

- 대양의 노래 /올리비에 드 케르소종 지음 /허지은 옮김 /문학세계사 /1만1000원

사진을 보면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를 닮은 이 남자의 이름은 올리비에 드 케르소종. 바닷사람이다. 지난 40년 동안 요트를 몰고 장거리 대양횡단 경기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쌓았다. 대양의 노래는 바다여행 기록이다. "짐이라고 해보았자 색 바랜 셔츠 세 장, 물 빠진 바지 한 벌, 면도기, 책 두세 권, 담배 한 보루뿐"인 그는 맨몸으로 세계의 바다와 부딪쳤고 그 품을 파고들었다.

"폴리네시아의 섬으로 파견되는 프랑스 총독은 본국을 떠날 때 단추 하나 떨어지지 않은 완벽한 제복을 입고 갔다가 돌아올 때에는 허리에 두르는 타히티 원주민의 의상을 입고 온다. 그럼 영국 사람들은 어떨까? 피지로 발령받은 총독은 법관처럼 근엄한 의복을 입고 조국을 떠난다. 그 총독이 태평양을 떠날 즈음이 되면 피지 사람들의 반 이상이 총독과 비슷한 차림을 하고 있다." 이런 문화적 관찰도 있지만 세계 바다의 특징, 항해자의 절대고독, 단순한 '이동'을 여행이라 생각하는 세태에 대한 감상 등 이야기는 바다처럼 넓고 깊다.


# 숲에서 찾은 유아 대안교육법

- 숲 유치원 /장희정 지음 /호미 /1만8000원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40분마다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청소년 자살률은 지난해보다 47%가 늘었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어린이는 전체 아동의 25%에 이를 정도다. 근본 원인은 가정불화 우울증 성적비관 환경오염 등 모두 우리 어른들이 빚어낸 문제이고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저자는 그 해답을 숲유치원에서 찾고 있다. 아이들에게 숲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실이자 열린 학교다. 숲에서 만나는 새들과 시냇물, 바위와 나뭇잎들이 모두 놀잇감이 되고 교재가 된다. 어릴 때 친구들과 어울려 뒷동산에서 뛰어놀던 자연의 품에서 '교사 없는 교육, 교육과정 없는 대안교육'을 찾을 수 있다. 책은 전문 지식을 담보한 전문서이면서도 결코 기계적이지 않고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지식을 들려 준다. 독일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가 유학 시절에 보고 듣고 경험한 유아를 위한 대안교육 방식, 귀국한 뒤 지리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대안교육 1세대인 두 아이를 둔 어머니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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