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방학이다. 학기 중에는 아이 데리고 도서관 나들이하기가 쉽지 않다. 학교 공부에다 학원 보내야 하니 주말이나 공휴일 아니고서야 아이 손잡고 도서관 나들이에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우리 어른들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요즈음은 주위에 많은 도서관이 있다. 가까이는 학교 도서실이 있고, 동사무소나 마을금고 같은 공공시설에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도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북구에는 규모가 꽤 큰 구포도서관, 만덕동 디지털 도서관이 있다. 지난 해 새로 꾸민 구포도서관은 규모도 크지만 부산에서 최신 시설을 갖추어 증축 개관한 도서관이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가 참 잘 되어있다.
'고래들의 노래'라 예쁜 이름이 붙여진 어린이 열람실에는 독서 분위기도 좋고 장서가 많아서인지 주말이나 방학 때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아이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엄마와 함께 나란히 앉아 책 읽는 모습은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다. 자녀와 함께 도서관에 간다는 게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도서관 나들이 가는 게 긴 방학에 가장 실속 있는 일이다. 차비만 들면 되고, 난방 시설이 잘 갖춰진 데서 편하게 책을 읽고, 책을 읽다가 밖에 있는 벤치에서 쉴 수도, 아이 손잡고 함께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만들어 두었다.
내가 자주 찾는 이 도서관은 책 읽다 지겨우면 머리도 식히라고 정보검색을 할 수 있는 컴퓨터는 물론이고, DVD 영화관도 운영하고 있다.얼마 전 필자가 갔을 때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 6학년 아이들을 만났는데 무척 반가웠다. "교감 선생님도 책 보러 왔어요?"라도 묻는 아이들에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좋은 책 많이 읽어라"고 격려해주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소개하는 책이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모조리 사줄 수는 없는 일이다. 도서관에서 읽어보게 하고 꼭 집에 두고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은 서점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책값 지출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저학년 아이라면 엄마와 함께 도서관 나들이 하는 것을 무척 즐거워 할 것이다. 부모가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친한 친구와 짝을 지어 도서관을 이용하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면 책과 친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다.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예의도 함께 배우면서.
사실 국민 문화의 척도는 도서관이 얼마나 국민 생활 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서관은 아직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점점 지역 주민 독서 생활 문화에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요즈음 각 지방 자치 단체마다 공공 도서관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고, 공공 도서관을 이용하는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런 도서관을 어린 시절부터 바르게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엄마, 아빠가 관심을 가져 준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방학을 이용하여 아이 손잡고 도서관 나들이 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독서교육이 또 있을까.
동화작가·금곡초등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