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이끌기 위해서 독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독서 여행은 목적이나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책 속의 주인공이 돌아가신 분이라면 그 분이 살던 지역이나 활동했던 지역을 돌아보는 여행, 책에 나와 있는 지명을 따라 돌아보는 여행, 책 내용과 관계 있는 유적지나 명승지를 탐방하는 여행이 있다. 이런 독서 여행이 처음이라면 너무 먼 거리보다는 가까운 거리를 선택해서 여행해 보면 좋다.
저학년 어린이라면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독서 여행이면 더 추억에 남을 것이고, 고학년 어린이라면 신문사나 문화 단체에서 떠나는 어린이 독서 기행에 참여시켜도 긴 방학동안 멋진 추억도 만들고 책읽기에 대한 관심도 이끌 수 있다.
가까이 부산 경남 지방에도 독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우리 고장 부산에서는 위인전 '백산 안희제'를 읽고 중구 동광동에 있는 백산기념관을 견학할 수 있다. 어린이 소설인 '숲 속 나라'(이원수, 웅진출판)를 읽은 후 양산에 있는 이원수 선생님의 생가와 노래비를 찾아봐도 좋겠다. '못나도 울 엄마'(이주홍, 창비)를 읽고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이주홍 문학관'을 찾아보는 것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독서 여행이 될 것이다.
최근에 나온 장편동화 중에서 우리 고장 부산에 살고 있는 작가가 쓴 책을 읽고 이야기의 무대를 찾아 독서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책읽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창작과비평의 '좋은 어린이 책'공모 수상작품인 '초정리 이야기'(배유안, 창비)는 한글 창제의 의의와 우수성을 독자 또래 사내아이의 꿈과 좌절이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들려주는 장편동화로 약수로 유명한 충북 청원군 초정리가 이야기의 무대이다.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플루토 비밀결사대'(한정기, 비룡소)는 '플루토'라는 이름의 비밀결사대를 만든 다섯 아이들이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유추해 가는 추리 동화로 이야기의 무대가 멸치 축제가 열리는 기장이다.
우리교육 어린이 작가상을 받은 '은어의 강'(김동영, 우리교육)은 작은 마을, 소년 소녀들의 모험과 우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위에 과거 빨치산 사건에 연루돼 아픔을 겪었던 어른들이 마침내는 서로 화해하고 보듬으며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로 하동 섬진강과 지리산이 이야기의 무대이다. 독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어린이 도서 연구회의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이나 '부산아동문학인협회'사이트에 접속하면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그 지역에 연고가 있는 책을 읽고 책의 이야기 장면을 떠올리며 그 고장을 돌아보는 독서 여행을 이웃과 함께 의논해서 떠난다면 아이들은 참 좋아할 것이다. 먹고 노는 관광이 아니라 마음을 살찌우는 독서 여행을 긴 방학 동안에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유익한 공부가 또 있을까.
동화작가·금곡초등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