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시어터集의 '그리고…그들은 꽃에 수갑을 채웠다'

현대인들은 알게 모르게 수많은 구속 속에서 살아간다. 생계 때문에 벗어날 수 없는 회사라는 구속, 좋아서 만나지만 때로는 귀찮은 애인의 구속, 소통을 가로막는 언어의 구속…. 이들은 소리없이 묻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한꺼번에 튀어나와 숨을 쉬지 못할 듯 죄어 오면서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몰고간다.

댄스시어터集이 6~7일 민주공원 작은방 무대에서 펼치는 '그리고…그들은 꽃에 수갑을 채웠다'는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사회 사이에 얽혀있는 구속에 관한 이야기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수갑을 차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 그리고 그들의 자유를 향한 탈출을 춤과 연극의 틀을 오가며 풀어낸다.

이미지의 결합과 나열을 통해 새로운 무대 언어를 만들어내는 이미지극을 고집스럽게 추구해온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도 이러한 목표들을 시종일관 이어간다. 무대 위에서 구속의 야만성에 짓눌려 헐떡이는 현대인은 빛을 발하는 이상향을 향해 손을 뻗친다. 이 때 누구든 한 번쯤 꿈꿔 본, 자유를 머금은 유토피아는 수백 개의 전구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로 표현된다. 연출을 맡은 백철호 씨는 "수백 개의 전구를 모두 다 켰을 때 완전한 자유를 얻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몇 개의 전구를 켤 수 있을 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부산시립무용단 소속 실력있는 춤꾼 셋이 가세한다. 이현숙 안주희 최의옥이 나서 농밀한 신체언어로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다. 김미란 대표는 "벗어나고 도망치고 싶은 현실이지만 다르게 보면 그것들이 바로 지금의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현실 안에서 자유를 느끼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017-570-3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