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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부산 중구 중앙동 카페 커피스테이션에서 재즈밴드 티파니가 '작은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
'문화적 열정'이 부산 원도심의 카페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지난 18일 저녁이었다. 부산 중구 중앙동 사무실 밀집지역의 '커피 스테이션'(051-241-7767)이라는 카페가 이날부터 달마다 셋 째주 목요일 오후 7시 작은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문화예술 현장을 취재다보면, 가끔 '갈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 좋은 공연과 전시가 정식 공연장이나 갤러리 말고 보통사람들의 생활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 시민들이 조금은 더 친숙하게 접하면 좋겠다는 갈증이다.
카페로 들어섰다. 이미 손님 수십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어떤 공연일까' 호기심이 동하는 순간, 이날 초청팀인 부산의 재즈밴드 티파니가 널찍한 카페 한 쪽 간이무대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이 무르익어가자 객석에서 '어라? 이 친구들 보게, 장난이 아니네' 하는 반응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부산의 대표적인 재즈클럽인 몽크 등지에서 주로 활동한다는 티파니는 실력을 뽐내며 준비한 노래 10곡에 앙코르곡까지 불렀다. 연주자들이 현란하게 개인 악기를 다룰 때 환호가 절정에 달했다. 베이스기타를 친 허진호 씨는 "생각보다 공연 조건과 음향이 좋고 객석 호응도 커 기분좋게 공연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카페는 무용가 지도연 씨가 지난해 말 중앙동 대한항공 부산지점 근처에 문을 열었다. 지 씨에게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올리는 게 힘들 텐데 왜 시작했나" 물었다. "근처에 사무실이 많아 샐러리맨 손님들이 많이 온다. 문화예술쪽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건조해지기 쉬운 그분들 일상에 예술이 주는 작은 여유와 기쁨을 드리고 싶었다." 지 씨는 "앞으로 직장인들이 직접 무대에 서는 순서나 다른 문화활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엔 성악가 장은익 공연, 5월엔 7080 통기타 공연, 6월엔 풍물패 남산놀이마당의 사물놀이 등 '빵빵한' 공연 일정이 벌써 잡혀있다.
원도심 카페들의 문화적 변신은 조용하고 작은 발걸음으로 조금씩 진행돼 왔다. 부산에서 가장 활발한 인문학 북카페가 된 김수우 시인의 '백년어서원'(051-465-1915)이 동광동 사십계단 곁에 문을 연 것이 지난해 4월. 주위의 걱정 속에서 벌써 1년을 채웠다. 보수동책방골목의 명소인 '우리글방'(051-241-3753)도 헌책방과 카페를 결합한 독특한 분위기로 인기가 높다. 인터넷에서 '우리글방'을 검색하면 수많은 방문기가 뜨는 것만 봐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지금도 어딘에선가 비슷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
요즘 중앙동에 가면 카페들이 의자를 바깥에 내놓고 야외카페 분위기를 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유럽 어느 도시의 길거리 카페가 부럽지 않은 모습이 조만간 원도심에서 펼쳐질지 모를 일이다. 문화와 카페의 결합이 원도심 풍경을 한층 인상 깊게 바꿀 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