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현장과 시각] 부산시립무용단 '허허바다-갈매기의 비상'

대중성·예술성 오가는 뚝심과 실험정신

작품 '유랑' 가족관람객 호평

'허허바다…'는 예술적 승부

다양한 춤 소화 놀라운 저력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0-05-28 20:22:02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7~28일 공연된 부산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작 '허허바다-갈매기의 비상'의 한 장면.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부산시립무용단은 지난 27~28일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대극장)에서 제61회 정기공연 '허허바다-갈매기의 비상'(안무 및 구성 홍기태·객원안무 임현미)을 올렸다. 이 공연의 의미를 거론하려면 지난해 11월 13일 열린 제61회 정기공연 '유랑'(안무 홍기태)을 함께 놓고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정기공연 '유랑'은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거의 절정을 친 작품이었다. 현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공연장에 오지 않은 것을 정말 후회했다" "가족이 함께 보기에 이만한 공연이 드물 것"이라는 반응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춤과 우리 가락을 전면에 배치하고 단원들의 높은 전통춤 기량을 최대한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전문가들은 예술적 메시지가 약하다고 비판했지만, 시립무용단의 엄연한 주요 고객인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허허바다…'에서 시립무용단은 거의 정반대로 방향을 선회했다. 작품은 묵직함을 넘어 무겁게 느껴졌고 메시지 또한 대중적이지 않았다. '한계에 갇힌 인간이 아니라 자유의지로 삶과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갈매기로 치환하여 형상화했다.' 이 작품의 연출의도는 이렇다. 연출의도가 이렇고 그 춤을 추는 이들이 시립무용단이라면 작품은 으레 선명·단순한 기승전결 구조 속에 '결국 난관을 이기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갈매기의 형상화' 정도로 예상하기 쉬운데, 이 작품은 그런 대중의 기대에서 탈주해버렸다.

갈매기의 고뇌와 무서운 세파에 이어 '허허바다…'의 분수령이 되는 객원춤꾼 안선화의 독무가 끝난 뒤 작품은 밝은 쪽으로 전환될 것 같았지만 무대는 다시 어둡고 절실해진다. 이렇게 되면 관객은 슬슬 불편해진다. 하지만 이 작품의 방향은 분명했다.

세상 고뇌라는 게 그렇게 쉽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어려운 한 고비 넘었다고 해서 바로 내일의 태양이 맑고 밝게 뜨는 게 아니라, 곧바로 그보다 더 큰 파도가 또 덮쳐오는 넌더리나는 상황이 삶의 진실에 더 가깝다는 것을 춤은 보여준다. 이 작품은 주제를 이렇게 풀어내는데 예술적 승부를 던진 것이다. 이러니 많은 일반 관객은 객석에서 편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런 작품은 끝난 뒤에도 계속 생각나는 묵직한 인상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예술적 환기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후반부의 단선적인 구성 등 몇 가지 약점도 노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해진 메시지를 강력하게 표현하는 뚝심과 실험을 보여줬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렇듯 '유랑'과 '허허바다…'라는 전혀 다른 작품을 기획하는 시립무용단의 태도에는 '배포'라는 말이 어울리겠고 그 다양한 춤들을 감당해내는 시립무용단의 면모를 '저력'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부산시립무용단 5대 안무자 홍민애 씨는 현대무용가 남정호 정귀인 교수를 객원안무로 위촉해 각각 1990년과 1992년 공연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은 홍기태 수석안무자가 객원안무가인 현대춤꾼 임현미 씨와 함께 공동작업을 한 점에서 앞선 사례들과는 다소 다르다. 임 씨가 투입한 7명으로 현대춤꾼들은 작품 속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주도하면서 한국춤 중심의 시립무용단 작품에 새로운 색채를 입혔다. 한국춤과 현대춤의 만남이라는 이례적인 합작에 긍정적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함안 새차 ‘급발진’ 의심 사고…국과수 “가속 페달 작동 가능성”
  2. 213일, 오늘 오후부터 모레까지 장맛비.. 경남남해안 중심 강하고 많은 비
  3. 3허경영 ‘신도 성추행 의혹’ 경찰 조사…“돈 뜯어내려는 것” 혐의 부인
  4. 4현대차 올 임금협상 완전 타결
  5. 5'나홀로 자영업자' 지난달 13만명↓…8년 8개월來 최대 감소
  6. 6유류세 인상에 기름값 지속 상승…휘발유 ℓ당 1700원 돌파
  7. 7'전 양산시 의원의 성추행 논란 의식했나' 양산시의회 의원 징계요건 대폭 강화
  8. 8태권도장서 5세 아동 심정지, 관장 긴급체포…CCTV 삭제 정황
  9. 9폭염엔 물, 그늘, 휴식 그리고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
  10. 10경남도립미술관에는 '모두를 위한 도슨트'가 있다
  1. 1곽규택 의원-보좌관 협업으로 에어부산 분리매각 연일 목청
  2. 2“野가 여론 왜곡”vs“尹부부가 배후”…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무혐의 공방
  3. 3이번엔 사천 의혹 등 ‘거짓말’ 충돌…극한 치닫는 원-한 갈등(종합)
  4. 4尹, 기시다와 정상회담 “북러 밀착, 글로벌 안보 심각한 우려”
  5. 5野 ‘노란봉투법·구하라법’ 등 당론 채택
  6. 6[뭐라노-이거아나] 필리버스터
  7. 7與 ‘尹탄핵 청문’ 권한쟁의심판 예고…野 “반대 청문도 환영”
  8. 8국힘 당권주자들 한목소리로 부산 발전 약속
  9. 9‘임성근 구명 로비’ 녹취록 파장…野 “尹 국정농단” 與 “李 방탄용”
  10. 10동북아물류플랫폼 등 부산 4대 사업 GB해제총량 예외 인정 받을까
  1. 1'나홀로 자영업자' 지난달 13만명↓…8년 8개월來 최대 감소
  2. 2유류세 인상에 기름값 지속 상승…휘발유 ℓ당 1700원 돌파
  3. 3부산 재건축 최대어 어디로…망미주공 ‘4파전 ’
  4. 4가덕신공항 공사 ‘공동도급 2→3社’ 입찰 조건 완화
  5. 5유커 감소·고환율에 직원·급여 줄이며 마른 수건 짜내기
  6. 6진해신항 컨부두 3번째 유찰…메가포트 차질 우려
  7. 7더위보다 뜨거운, 유통가 초복 마케팅
  8. 8CU, 초대형 아이스 아메리카노 출시
  9. 9부산에 로봇생태계 조성,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
  10. 10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적절한 때 방향 전환 준비”
  1. 1함안 새차 ‘급발진’ 의심 사고…국과수 “가속 페달 작동 가능성”
  2. 213일, 오늘 오후부터 모레까지 장맛비.. 경남남해안 중심 강하고 많은 비
  3. 3허경영 ‘신도 성추행 의혹’ 경찰 조사…“돈 뜯어내려는 것” 혐의 부인
  4. 4현대차 올 임금협상 완전 타결
  5. 5'전 양산시 의원의 성추행 논란 의식했나' 양산시의회 의원 징계요건 대폭 강화
  6. 6태권도장서 5세 아동 심정지, 관장 긴급체포…CCTV 삭제 정황
  7. 7폭염엔 물, 그늘, 휴식 그리고 폭염 영향예보 서비스
  8. 8김해 도심 피서지, 대청계곡에 '여름 상황실'
  9. 9마린시티 길이 500m 수중 방파제 세운다…8년 논란 종지부
  10. 10낙동강변 ‘알박기 주차’ 해결책 나왔다…한 달 방치땐 견인
  1. 1해동고 40년 만에 ‘금빛 메치기’
  2. 2음주운전 빙속 김민석, 헝가리 귀화
  3. 3고별전도 못한 홍명보 감독
  4. 4반즈 화려한 귀환…박세웅 제 몫 땐 ‘7치올(7월에 치고 올라간다)’
  5. 5잉글랜드 2회 연속 결승행…스페인과 빅매치
  6. 6‘메시 氣’ 받은 야말, 유로 최연소 골…스페인 결승행 견인
  7. 7부산고·경남고 ‘외나무 다리’서 만난다
  8. 8베테랑 투수 의존 과한 롯데…젊은 선수들 분발해야
  9. 9사격 17세 반효진, 43세 이보나…파리행 태극전사 최연소·최고령
  10. 10이변의 윔블던…세계 1위 신네르 탈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색·필법·구도에 스며든 제주문화, 독특한 3단 배치 해양의 美 살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민물장어와 우나기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내공과 에너지가 만났다, 클래식기타-바이올린 매혹의 하모니
詩 ‘낙화’를 가곡으로…“부산표 음악콘텐츠 만들어 널리 알리고파”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학생 발길 붙잡은 ‘등굣길 음악회’…일상에 스며든 리코더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外
두 여성의 아슬아슬한 승부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봄비- 어머니 /권상원
어떤 빈자리 /이 광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삼식이 삼촌’ 송강호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치솟는 제작비에 쪼그라든 편수…K-드라마 생태계 위기
올 여름 K-무비 7편 출격…‘인사이드 아웃2’ 독주 제동 걸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퍼펙트 데이즈’ 삶의 성실성에 깃든 영화의 존재론
음식·로맨스 뒤에 감춰뒀네, 가부장제를 겨눈 비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11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7월 10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뉴진스 하니가 쏘아올린 작은 공
스카웨이커스(SKA WAKERs) 싱글 ‘Stay Rude’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11일(음력 6월 6일)
오늘의 운세- 2024년 7월 10일(음력 6월 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맨드라미꽃을 시로 읊은 17세기 문사, 서계 박세당
연 따는 아가씨를 시로 읊은 당나라 시인 왕창령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