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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 서면 비보이 전용극장 BB씨어터에서 열린 '창의적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선생님 초청 워크숍 및 비보이 공연 관람'에서 음악평론가인 정두환(부산 다송중 교사) 씨가 교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있다. BB씨어터 제공 |
교사들이 비보이 극장에 모인 까닭은? 지난 2일 오후 부산 유일의 비보이 전용극장이자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의 비보이들이 주축이 된 춤패가 화제작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비사발)를 상설공연하고 있는 서면 BB씨어터. 평소 가족과 젊은층이 주로 찾는 이 공연장의 이날 손님은 특별했다. 부산 중등학교 교사들이 좌석 200석에 빼곡히 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일선 교사 연수프로그램 일환으로 BB씨어터가 주최한 이 행사 제목은 '창의적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선생님 초청 워크숍 및 비보이 공연 관람'이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길거리에서 주로 춘다 해서 스트리트 댄스로 지칭되는 비보이 공연이 교사 연수프로그램으로 채택됐다는 것이다. 비보이를 통한 교사연수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비보이라는 좀 별난 아이들이나 하는 언더그라운드 문화활동으로 곧잘 치부되는 춤이 당당히(?) 교사 연수프로그램 종목이 된 사연은 이날 강사인 음악평론가 정두환 씨의 강연을 통해 조금씩 밝혀져갔다.
정 씨는 현재 다송중 교사이자 동의대 외래교수로 오랫동안 부산에서 활발하게 문화예술활동을 펼쳐온 음악인이다.
"이 사진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전투기입니다. 활주로가 필요없이 제 자리에서 뜨고 앉죠. 이 비행기의 원리를 착안했던 이들이 누굴까요? 바로 미국 항공고등학교 청소년들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항공고등학교에서는 실제 비행기를 만지거나 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과 독서와 토론을 통해 습관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아이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린 태도로 받아들이고 그걸 펼치게 돕는 창의성교육은 문화예술이 적격인데 그런 문화예술의 핵심은 다양성입니다."
상호 인정과 다양성을 생명으로 삼는 문화예술활동은 요즘 강조되는 창의성 교육에 매우 유효한 방식인데 그러자면 '이미 인정된 장르'를 넘어 흔히 대항문화, 독립문화, 하위문화로 여겨지는 비보이 같은 부문에도 열려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 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이 이어졌다. 교사들의 호응은 높았다.
"공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지만 그와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아야 함을 다시 느꼈다. 학생의 창의력 교육과 진로 모색에 도움이 될 것 같다"(부산서중 현영지 교사), "공연이 정말 좋아 손바닥이 아프게 박수를 쳤다. 학생의 문화체험 다양화로 연결되면 좋겠다".(문현여중 백현진 교사)
이런 작은 시도가 교육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용두산공원이 한국 비보이 문화의 발상지로 여겨질 만큼 비보이가 친숙한 부산에서 이 '거리의 춤'이 교사연수 프로그램에까지 등장한 것은 신선하고 의미 있는 일로 느꼈다. 다양성과 상호 인정은 소중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