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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현장과 시각] 부산시향 `악기가족 이야기` 종합편

어린이 맞춤공연… 이유있는 매회 매진사례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함께 노래하고 율동하고

직접 지휘봉도 잡아보고 '클래식 바다'에 흠뻑 젖어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0-08-18 19:52:5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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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 살면서도 부산시향의 악기가족 이야기의 모든 공연을 관람한 이지향(6)양이 동요 '아빠, 힘내세요'를 깜찍하게 지휘하고 있다. 부산시향 제공
대부분의 클래식음악회는 취학연령인 8세 이상이 돼야 관람이 가능하다. 아무리 음악에 관심이 많더라도 아이가 그 연령보다 어리다면 그림의 떡이다.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잘 읽어낸 공연이 부산에서 기획돼 매회 매진사례를 기록하는 등 인기절정이다.

지난 17일 오후 4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부산시향의 악기가족 이야기 종합편이 아이들을 맞았다. 이전의 찌가찌가 바이올린 가족 이야기, 뿌우뿌우 나팔가족, 쿵쿵탕탕 타악기가족 이야기로 악기별로 나눴던 것을 한곳에 모아서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여러분, 그 동안 잘 지냈어요? 찌가찌가와 뿌우뿌우 때 봤던 친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악기인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들어볼꺼에요. 준비됐나요?" 부산시립교향악단 남영희 기획실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악기가족 종합편은 처음부터 신나는 분위기였다. 첫 무대는 '함께 율동하며 동료를 불러요'로 가족뮤지컬극단 동그라미 그리기가 함께 해 분위기를 띄웠다. 동요 '앞으로 앞으로'가 연주되자 흰 티셔츠를 맞춰입은 4명의 배우들이 노래에 맞는 율동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노래 가사는 무대 뒤편의 벽에 프로젝터로 쏘아 아이들이 가사를 보고 따라부를 수 있게 했다. 뒤이어 '아기염소' '아빠 힘내세요'등의 인기동요가 연주되자 노래를 따라부르는 아이들 목소리는 더 커졌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는 동요도 좋았지만 아이들이 귀를 기울이며 함께 노래부르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였다. 이 작품은 프랑스 작곡가 생상이 카니발(사육제) 기념 음악회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14곡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오케스트라용 모음곡이다. 피아노와 현악기가 낮은 음으로 연주되자 사자 인형탈을 쓴 배우가 위풍당당하게 걸어나왔다. 아이들은 "와! 사자다! 걸어나오잖아!"라며 탄성을 질렀다. 미취학 아동들이 어떻게 하면 좀더 쉽게 음악을 받아들 일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무대였다.

뒤이어 나온 거북이 인형탈은 귀여운 외모와 몸짓으로 더 인기가 있었다. 거북이가 느리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아이들은 "안녕! 거북아!"라고 서슴없이 인사했다. 조용한 클래식 공연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보였다.

가장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던 순서는 화석을 표현한 곡이었다. 해골 무늬가 그려진 옷을 입은 배우 두 명이 나와 해골처럼 건들거리고 삐걱거리는 움직임을 보여주자 아이들의 웃음이 터졌다. 실로폰으로 표현된 해골의 움직임이 배우들과 어우러져 아주 흥미로웠다. 아이들의 순수함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이번 무대에는 특별한 순서가 마련됐다. 이번 연주회의 지휘를 맡은 부산시향 이동신 부지휘자가 아이들에게 4분의4박자 지휘를 가르쳐주는 자리였다. 그러자 경북 구미에 사는 6살 이지향 양이 무대로 올라와 인사한 후 동요 '아빠 힘내세요'를 직접 지휘했다. 이 양은 어머니 하진아 씨와 함께 시향의 악기가족 이야기 연주회를 세 차례나 참석했다. 어머니 하 씨가 장문의 감상문을 보내 시향을 감동시켜 이날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악기가족 이야기의 인기와 미취학아동 음악공연에 관한 엄마들의 열성을 엿볼 수 있었다.

모든 인형탈들과 아이들이 함께 신나게 노래하는 공연 마지막 모습에서 아이들이 '클래식의 바다'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클래식 저변확대의 단초를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시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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