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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현장과 시각] 제1회 부산 마루국제음악제 개막 연주회

국제음악제 이름 걸맞게 빼어난 연주 청중들 매료

부산시향 독주자와 호흡 척척

시민회관 음향 문제 아쉬움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0-09-09 21:01:52
  •  |   본지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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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회 부산마루국제음악제 개막 연주회에서 첼리스트 엠마뉴엘 베르트랑(왼쪽)이 리 신차오 수석지휘자가 이끄는 부산시향과 협연을 하고 있다. 부산시향 제공
지난 8일 오후 7시3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은 부산 마루국제음악제의 개막연주를 듣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객석을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감상 열기만큼은 이를 메우고도 남았다. 첫 연주는 부산시향이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작품 72c로 힘차고 밝게 문을 열었다.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작곡한 유일한 오페라로 아내가 소년으로 분장해 감옥에 갇힌 남편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서곡이 끝나고 슈만의 첼로협주곡 가단조 작품 129가 세계적인 첼리스트 엠마뉴엘 베르트랑과 시향의 협연으로 시작됐다. 슈만이 40세때 작곡한 작품으로 말년의 원숙한 음악성이 특징이다. 리듬보다는 내면의 서정성을 표현하는데 더 치중한 곡으로 독주자들이 연주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베르트랑의 연주가 끝나자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커튼콜이 5번이나 반복됐고 베르트랑은 이에 자신의 남편이 작곡한 무반주 첼로 독주곡 'In memoriam'을 앵콜곡으로 선택했다. 현을 손으로 뜯으며 시작된 앵콜곡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영희(부산대 음악학과) 교수는 "이번에 연주된 슈만의 첼로 협주곡은 까다롭기로 이름높은데도 특유의 서정성을 잘 살려냈다. 특히 2악장이 아주 훌륭했다"고 높이 평했다.

인터미션 후 부산시향이 연주한 글린카의 서곡 '루슬란과 루드밀라'도 특유의 힘차고 빠른 현악과 관악의 조화가 돋보였다. 매우 명랑하며 경쾌한 곡의 느낌을 잘 살렸다. 이어 로시니의 클라리넷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주, 주제와 변주 내림나 장조도 수석지휘자 리 신차오의 환상적 곡 해석으로 빛났다. 클라리네티스트 로망 귀요 권도 청중을 압도했다. 그는 '악기가 노래한다'는 표현을 실감하게 하는 연주를 맛보게 했다. 롯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나오는 주제를 다양한 변주곡 형식으로 만든 이 작품을 달콤한 선율과 절묘한 리듬으로 청중을 매료시켰다. 약 10분 간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갈채와 브라보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3번이나 커튼콜이 거듭될 만큼 청중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그의 이름끝에 붙은 권은 한국인 아내의 성으로 꼭 붙여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시향은 프로코피에프 교향곡 제1번 라장조 '고전' 작품 25로 이날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 곡은 18세기 하이든의 작품 정신을 20세기적 어법으로 소생시킨 작품. 아름다운 멜로디뿐 아니라 생기있는 리듬과 비트를 잘 살려 청중들을 사로 잡았다. 김 교수는 "시향도 나무랄데 없는 실력을 보여줬다. 천재적인 지휘자의 섬세한 지휘로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공연이었다"고 평했다. 리 신차오 수석지휘자는 정교함과 활기, 비범한 통찰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데, 이번 무대에서도 자신의 명석한 해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연주가 끝난 뒤 만난 리 신차오 수석지휘자는 "시민회관 자체의 음향 문제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연주는 좋았다. 특히 이번 첼로 연주곡의 경우 독주자와 협연이 무척 까다로운 작품인데 리허설때 호흡이 잘 맞았던 것이 실제 연주까지 이어져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국제음악제란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이날 무대는 청중들에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하는 자리였다. 부산시향와 두 명의 초청 협연자가 빚어낸 이날의 음악 향기는 마루국제음악제의 첫 출발을 알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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