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정사·동화사 최고 어른…'어떤 것이 참 나' 화두 던져

제13대 조계종 종정으로 추대된 부산 해운정사와 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眞際·77·사진) 스님은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 선승(禪僧)이다. 불가에선 참선을 지도하는 사찰의 최고 어른이자 선수행의 대중화 필요성을 자각하고 앞장 선 우리 불교계 대표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 선수행 중심에 간화선(看話禪)이 있다. 간화선은 화두를 근거로 수행하는 참선법으로 올 1월 신학자 폴 니터(미국 유니온신학대) 교수의 방한 시 만남과 지난 9월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교회 대법회에서 간화선을 중심으로 종교 간 대화를 시도해 관심을 끌었다. 진제 스님은 이들 종교 간 대화 행사를 통해 참선수행의 의미를 널리 알리면서 동시에 한국 불교의 위상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선은 참나를 발견하는 것으로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던고' 이 화두를 일상생활 가운데 오매불망 씨름하듯 지속적으로 수도하면 된다." 스님이 일러주는 일반 불자들의 참선 수행법이다.

진제 스님이 참선 대중화의 길을 열기 위해 40년 전인 1971년 해운정사를 연 과정도 흥미롭다. 스님이 직접 동백섬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백두대간이 쭉 내려와 장산 품자락에 좌우로 조화를 이룬 현 자리가 대명당임을 알아채고 당시 밭을 사서 절을 지었다고 한다. 2003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되고 이듬해 조계종 대종사법계를 받은 스님은 법어집으로 '돌사람 크게 웃네' '석인은 물을 긷고 목녀는 꽃을 따네'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간화선의 세계화를 위해 영문 법어집 'Open the Mind, See the Light'를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