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 책의 즐거움] 끊임없는 사유 통해 참된 이치 깨닫고자 했던 현자 /정훈

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상·하) /박영호 지음 /두레 /각1만3000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1-06 19:26:54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떻게 살아야 하나. 모든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천차만별이지만, 그 각양각색의 대답들은 하나의 공통분모를 낀다. 바로 '생각'이다. 물으면서 답을 구해가는 과정에서 생각이 없으면 물음조차 의미가 없어진다. '생각'을 잘 생각해보면 마치 우주만큼이나 깊은 우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무언가가 있다.

박영호 선생이 지난 세기에 톨스토이와 간디와 함께 진인(眞人)으로 꼽았던 다석 류영모(1890~1981년)는 우리들에게 생각에 대한 참된 이치를 남겼다. 다석(多夕)은 우리나라에서 솟난 희대의 스승이요 선각자다. 그가 생각을 어떤 식으로 나타냈는지는 다음의 말에서 잘 보여준다. "내가 생각을 했는데 나도 모르는 것을 보면 내 생각도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 같다. 나오기는 나에게서 나오는데 오기는 하느님에게서 온다. 나오는 것은 생각이고 오는 것은 영원한 생명인 말씀이다."(하권, 388쪽) 우리 말과 우리 글로 철학을 했던 철학자요 사상가였던 다석은 끊임없이 생각했으며, 그 생각에서 나오는 참된 이치를 몸소 실천했던 분으로도 유명하다. 그 가운데서도 40년 동안 한 끼만 먹었던 일과, 늘 잣나무 널판 위에서 자고 앉고 무릎 꿇었던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다석의 전기를 두 권으로 정리한 이 책은 정신 사상의 고갈에 허우적대면서 오랫동안 곪았던 병들이 폭력의 양상으로 발가벗겨지는 오늘날 더욱 소중한 생각거리들을 준다. 탐·진·치 삼독(三毒)의 수성(獸性)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현자(賢者)들이 애를 써왔던가. 다석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나이 쉰에 이르러 참나를 발견하고 깨달았다. 사람인 이상 쉬 빠져들게 마련인 욕심의 늪에서 벗어나기란 보통의 사람들에겐 죽을 때까지도 어림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늘 애써야 한다. 돈 많이 벌려는 욕심뿐만 아니라,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은 욕심까지도 버려야 한다. 다석은 참되고 슬기로운 사람으로 우뚝 서는 일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말씀과 행동으로 우리에게 남겼다.

최근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열병 가운에 출산 장려 문제를 생각하면 다석의 말씀이 떠오른다. 자식 낳는 일보다 정신을 이을 제자를 더욱 소중하게 여겼던 그다. 김교신, 함석헌, 유달영, 김흥호 같은 분들이 다석의 제자들이다. "자식은 될수록 낳지 말아야 한다. 자손을 잇지 않으면 큰 불효라는 생각과 무덤 속에 뼈다귀나 보존하겠다고 자식을 바라는 생각 따위는 다 없어져야 한다."(하권, 380쪽) 다석에 따르면 사람은 되도록 결혼은 하지 말아야 하고, 하더라도 자식은 낳지 않는 것이 좋다. 직장 좋고 벌이가 많은 사람과 결혼하여 남들 보란 듯이 잘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사람을 망치게 한다고 다석은 말한다. 사람은 궁극에 하늘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그리고 허공 속에 님을 만난다. '없이 계시는 하느님'이 바로 그 님이다. 한평생 그 님을 맞이하기 위해 다녀가신 다석 류영모 선생의 말씀과 사상을 정리한 책들이 지금도 출간되고 있다. 새해에 그분의 생각을 곱씹어서 조금이라도 느낄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복이겠다.

문학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3. 3‘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7. 7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8. 8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9. 9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10. 10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활력의 섬' 통영 사량도서 100대 명산 오르는 등반 축제 열린다.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5. 5‘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6. 6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7. 7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8. 8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