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대만, 중국 본토, 그리고 우리나라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보이차의 인기가 높다. 중국 윈난성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흔히 골동품차라고 힌디. 오래될수록 맛과 향, 기능성이 강화되고 가격이 올라가는 독특한 차이기 때문이다.
나는 20대 때부터 차를 마시면서 보이차에 대한 글을 계속 읽어 왔으나, 전체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최근에 '보이차의 매혹'이라는 책을 단숨에 읽었다. 부분적으로 보이차에 대해 알고 있던 얼개가 서로 연결됐고, 더러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이 바로 잡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한 후 중국에 건너가 출판 일을 하다 윈난농업대 다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보이차에 대해 공부하고, 차산에 들어가 직접 농민들과 차를 만들고 있다. 저자는 작은 주제를 잡아 글을 한 편씩 정리했다. 그것도 담을 내용 다 담고 이해를 도우는 사진까지 곁들인 데다 문체 또한 부드럽고 유려해 글이 절로 눈에 들어왔다.
책은 전체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가 왜 보이차를 찾아 윈난성으로 들어가게 됐는지 과정과 그곳에서 보이차를 만드는 소수 민족들의 애환과 그들의 역사, 보이차의 명칭 유래, 문헌 속의 보이차, 225년 촉나라의 승상 제갈량이 윈난에 가 반란을 일으킨 맹획을 사로잡은 이야기, 티베트 왕 송첸캄포와 정략 결혼을 한 당나라 문성공주를 통해 티베트에 차가 전파된 사연, 그리고 공산화 과정에서 보이차가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또한 가짜 보이차 구별법, 생차와 숙차의 제작 기법, 홍콩 반환을 계기로 불어닥친 보이차 광풍의 과정, 보이차 제대로 우려마시는 법과 보관법 등 보이차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나는 특히 이 책에서 보이차를 매개로 한 중국의 역사를 읽었다. 또한 오래된 차나무에 대해서도 많은 상식을 얻었다. 고수차라 불리는 이 차는 대량 생산하는 보이차보다 더 순하고 부드럽다. 저자는 특수수사대처럼 보이차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고수차의 정체도 다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독자들에게 팁을 하나 일러주고 있다. 둥근 모양의 보이차에 쓰인 '칠자병차'(七子餠茶)에 대한 것이다.
중국은 1735년 '운남차법'을 제정해 차의 외형을 둥근 모양으로 통일해 만들었다. 차 한 편의 무게는 일곱 량으로 하고, 다시 일곱 편을 한 통으로 묶어 포장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해야 32통이 정확하게 100근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리들은 일일이 차의 무게를 잴 필요없이 32통마다 세금을 부과했다. 즉 세금 부과의 편리를 위한 것이지만, 둥근 차 일곱 개를 넣어 한 통을 만든다는 의미로 칠자병차라고 했다.
시인·동아대홍보팀장
※ 이번 주부터 '이 책의 즐거움' 필진이 조해훈 김해성(미술평론가) 김문준(아트뱅크코리아 대표) 유상흘(연극배우) 씨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