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 책의 즐거움] 거대한 우주에서 배우는 너무 작은 '인간의 법칙' /유상흘

시간의 역사 - 스티븐 호킹 지음/김동광 옮김/까치/2만3000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2-24 20:20:15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공연이 끝나면 으레 하는 일이 있다. 가까운 산을 찾거나 대중목욕탕에 가고 책방이나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는 일이다. 이 책도 그러다 만났다. 20년도 더 된 듯하다.

반복은 그 행위의 근본을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연습과 공연의) 반복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느끼며 갖게 되는 궁극적인 의문을 아주 재미있게 확인시켜 주는 그런 책이었다. 지구가 포함된 이 은하계는 빛의 속도(초속 29만9000㎞)로 가로지르는데 10만 년이 걸린다. 그 안에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그런 은하수가 또 수천억 개 있으며, 우리 사람은 그런 한 개 별 속 수천 억 종족 중 하나다. 양자역학은 '1㎝의 100만분의 1의 100만분의 1' 규모의 현상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지금 우주의 팽창속도를 역으로 보면 137억 년 전쯤에는 지름이 제로인 참으로 작고 작은 구에 불과했단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심리를 물리의 법칙에 적용해 나만의 가설을 세워보는 일이다.

우주의 근본물질이 입자가 아니라 끈이라는 이론 대한 흥미(내가 꽃이라 불러 꽃이 되듯이 내 마음이 가 닿아야 너든 나든 존재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모든 물질은 에너지이며 에너지가 크면 시공간은 휘어진다는 중력이론이나 상대성이론(우리는 무대 위에서 에너지의 크기에 따라 시공간의 변화를 얼마나 쉬이 느끼는가), 원자핵의 바깥쪽 전자가 궤도를 핵 쪽으로 다가가면 에너지가 발산되고 가시광선으로 보인다는 전자기력(인간이 내재적 힘을 발휘할 때 그에게서 후광이 발한다고 하지 않는가.

참고로 히로시마를 초토화한 원자폭탄은 28g도 안 되는 물질이 전자기파로 변환 된 힘이다) 등등.

어린 시절 해 저무는 교정에 앉아 아인슈타인을 들먹이며 친구와 함께 저녁별 너머 먼 세계에 대한 꿈을 나누던 시절이 있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며 점차 수학과 물리 과목에 어처구니없이 약해졌으니 이제 와서 과학에 흥미를 느낌은 의외다. 다만 나이가 문자의 본래 모습을 보게 하는 건가 싶어 새삼스럽다.

이 책을 세 번 정도 봤지만 읽고 나서 기억에 잘 남지는 않는다. 사실 지구가 펑퍼짐하거나 둥근 것을 안다고 지금 내 삶이 달라지는 건 없다. 하지만 너무나 거대한 우주의 너무나 작은 물질의 법칙이란 것이 바로 지금 나를 만든, 나를 둘러싼 법칙들과 공유돼 객관화·입체화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시공을 확장해 놓고 통일된 합일점을 향해 무한하게 지향하거나 찬란하게 산화하는 예술적 체험과도 유사함이 이 책의 내용일 수 있다. 물리학이 주는 관찰이나 사고의 폭이 예술향유 감각의 또 다른 표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나만의 가설일 수 있지만) 상상력과 복선들의 가시화, 즉 깊이와 넓이를 채워 만족시켜 가는 즐거움이다.

우주는 어떤 전율로 태어났을까. 나는 이 한없는 우주의 팽창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연기(演技)의 비밀이 곧 우주의 비밀은 아닐까. 인간이야말로 이 우주의 통합된 의문 그 진수인 건 아닐까. 관점의 전환은 새로운 발상을 낳고 작게는 사람을 쉬게 해준다.

연극배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9. 9“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