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 책의 즐거움] 한시로 표현한 부산의 역사 명소는 어떨까 /조해훈

한시와 함께 시간여행 /엄경흠 지음 /전망 /8000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3-02 19:15:48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공간인 부산에 대해 과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바다 산 강이 있고, 출퇴근 때 차량 정체가 타 도시보다 심하다는 정도. 거기서 더 나아가 임진왜란 때 처음 침략을 당한 곳이며, 왜관이 존재했던 지역으로 알고 있다면 상식이 많은 경우일 것이다.

한시와 함께 시간여행은 부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는 한시를 매개로 다양한 사진까지 곁들여 쫀득쫀득한 문체로 부산의 역사와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초등학생들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썼다. 즉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 지역,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역사와 문화, 전설까지 보다 폭넓은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지역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는 고전문학 전공 교수(신라대 국어교육학과)이다.

이 책에 나오는 시인들은 대부분 동래부사와 부산진첨사, 그리고 일본에 통신사로 가기 위해, 또는 돌아와 부산에 잠시 머물렀던 외교관들이다. 시는 부산의 자연경관을 읊은 것도 있고, 임진왜란 전의 평화로운 풍경과 왜란 후 황폐해진 모습을 그려낸 것들도 있다. 시 한 편마다 부산의 모습과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담겨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임진왜란이 끝난 지 10년 후쯤인 1608년 동래부사로 부임한 이안눌은 동래성이 함락된 4월 15일에 쓴 '사월십오일'이라는 시에서 '아침에 집집마다 곡을 하니/… …/곡소리가 어찌 저리 처참한가 물으니/임진년에 해적이 와서/이날 성이 함락되었는데/… 수많던 백성들 한 둘이 남았소/이날을 맞이하였기에/제사 차리고 그 죽음에 통곡한다오/… …칼날에 죽은 자가 얼마나 많은지/온 가족 중에 울어줄 사람도 없지요라고 하네'라며 동래 전역의 백성들이 거의 죽다시피한 이날의 끔찍한 광경을 잘 묘사하고 있다.

고려시대의 최고 문장가로 알려진 이규보(1168~1241)는 '동박공장향동래욕장지구점이수'(同朴公將向東萊浴場池口占二首)라는 시를 통해 동래 온천장 모습을 그려냈다. 그에 따르면 당시에는 목욕탕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온천 원수가 솟는 샘 아래에 못이 있어 그곳에서 목욕을 했다는 것과 물이 아주 뜨거워 계란을 익힐 수 있고 차를 달여 먹는 물로 사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총 37편의 지역별 주제의 글마다 적어도 3, 4편의 한시가 등장한다. '정과정' 제목의 글에서는 연제경찰서가 있는 지역엔 옛날 동래에서 수영으로 지나가는 보부상을 노리던 산적이 망을 보던 망바위가 있었는데, 포도청에 해당하는 경찰서가 있으니 기이한 인연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저자는 시들을 통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여러 건물 및 장터 등도 되살려 놓고 있다. 예를 들면 동래부동헌에서 가장 가까운 정자(현 동래시장 뒤편)이자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 공이 순절한 곳으로 알려진 '정원루'(靖遠樓)의 경우 신숙주의 글과 김종직, 김륵, 이정신 등이 쓴 시를 통해 건립 경위와 연대, 위치 등을 상세히 복원하고 있다.

시인·동아대 홍보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6. 6‘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9. 9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10. 10태풍 ‘참피’ 위력 실감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3. 3‘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4. 4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5. 5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6. 6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7. 7[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8. 8‘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9. 9북한군 자주포, 韓 카메라에 찍힐만큼 가까이 배치 …접경지 긴장고조
  10. 10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1. 1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2. 2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5. 5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6. 6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7. 7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0. 10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 1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6. 6생굴의 계절…통영굴수협 초매식
  7. 7[한 손 뉴스] ‘부캉이 이모티콘’ 나왔다…부산시, 선착순 무료배포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9. 9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10. 10수로입구서 사라졌던 부캉이,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종합)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3. 3‘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4. 4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5. 5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6. 6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9. 9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10. 10‘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우리은행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지나-마음
남인목-웃는 나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6일 (음 9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