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7월 중순을 지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극심한 가뭄으로 애를 태웠는데 이제는 연일 내리는 장맛비로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걱정하게 되었다. 세월이 빠르기도하고 참으로 무상하다. 더욱이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돌아보면서 부족한 실천에 우울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가 장대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짙푸르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지켜보다가 문득 '계획이 없는 것은 실패를 계획한 것과 같다'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학창시절 한 선생님께서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해주신 말씀으로 기억된다. 한참 꿈에 부풀어 있던 젊은 시절이었기에 퍽 감동적으로 받아들였다. 계획적인 삶에 수많은 좌절을 겪게 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까마득히 잊고 지냈지만 여전히 이 글귀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가뭄 때 시들시들했던 나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며 물을 주었던 보답의 법문이라고 생각돼 더욱 기쁘게 곱씹게 되었다.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사진)께서도 계획적인 삶에 관하여 많은 법문을 해주셨다. 특히 "사람이 세상에 나서 할 일 가운데 큰 일이 둘이 있으니 그 하나는 정법의 스승을 만나서 성불(成佛)하는 일이요, 그 두 번째는 대도를 성취한 후에 중생을 건지는 일이라. 이 두 가지 일이 모든 일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되고 큰 일이 되나니라"(대종경 인도품 6장)라고 하시며 큰 계획을 갖고 살라고 강조하셨다. 이 두 가지 계획을 가진 사람을 '사자나 범을 잡으러 나선 포수'로 비유하고 '소소한 꿩이나 토끼를 잡다가 사자나 범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계하며 작은 욕심을 내지 말라'(대종경 수행품 6장)고도 하셨다. 즉 큰 계획을 갖고 살되 작은 욕심 때문에 큰 계획을 그르치지 말라는 가르침이시다.
또한 '이소성대(以小成大)는 천리(天理)의 원칙이라, 이소성대의 정신으로 사심 없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결국 큰 성과를 보게 될 것이요, 허영심과 욕속심(欲速心)에 끌려 구하는 것은 한갓 어리석은 욕심이요 역리(逆理)의 일이라, 아무리 애를 쓰되 헛되이 세월만 보내게 되리라'(대종경 교단품 30장)고 하셨고 '세상만사를 다 뜻대로 만족하기를 구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천만 년의 영화를 누리려는 사람같이 어리석나니,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십 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생활을 하라'(대종경 인도품 29장)고도 당부하셨다.
계획을 세우고 살되 욕심을 버리고 이소성대의 원칙 아래 작은 성과에도 감사를 올리며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는 말씀이시다. '계획이 없는 것은 실패를 계획한 것과 같다'라는 글귀와 '십 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를 느끼라'는 법문 말씀의 조화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계획 생활에 대하여 별 성과가 없었다고 우울해하며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는 어리석음을 반성하였다. 7, 8월은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고 불쾌지수도 올라갈 것이다.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나는 계절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 성공을 위한 계획도 꼭 필요하지만 적당한 휴식이나 여행 등에 관한 계획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불교 부산진교당 주임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