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에게 마음을 주는 건 나만의 방식으로 그들을 부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꼭 특별한 이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나비야"하고 부르면 어떻고 "노랑둥아" 하고 부르면 어떤가. 평범하게 들리는 이름이라도 내게 의미가 있다면 충분하다. 이름을 짓는 순간 그 고양이는 내게 '아는 고양이'가 된다. 그렇게 이름 붙인 고양이들이 늘어날 때마다 길고양이를 향한 마음도 애틋해지기 마련이다.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경원 글·사진/아트북스/1만5000원
늦은 밤, 골목 모퉁이를 돌아서자 담벼락 위에 무언가 반짝인다. 화들짝 놀라 뒤로 주춤하자 반짝이던 뭔가는 후다닥 달아난다. 알고 보니 새벽 내내 울어대던 동네 고양이다.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에잇, 도둑고양이"라고 중얼거린다.
누구나 밤낮 가리지 않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거리의 고양이, 일명 '길고양이'와 맞닥뜨린 경험이 있다. 길고양이는 시끄럽고, 더럽고, 귀찮은 존재. 하지만 길고양이는 언제나 우리 주변을 맴돌며 사람과 친구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로 유명해진 저자가 오랜 동무 '길고양이'를 소재로 한 네 번째 책을 펴냈다. 지난 10년간 서울 도심과 재개발 예정지, 전국 마을 곳곳에서 만난 길고양이들을 관찰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묶은 책이다. 쓰레기를 뒤지는 길고양이의 생존기부터 부산 태극마을 등에서 마을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고양이까지…. 그들의 질긴 생명력과 친근함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