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독수리가 맹렬하게 대지를 향해 돌진해 간다. 사냥감에게 부딪칠 듯 가까워지자 날개를 펼치며 순식간에 속도를 줄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날카로운 발톱을 크게 벌려 사냥감을 움켜쥔다. 갈고리처럼 길고 날카로운 독수리 발톱에 걸린 늑대는 쓰러진 채 달아나려고 몸부림을 친다. 독수리는 날카로운 노란색 부리로 계속해서 늑대의 눈과 코, 혀를 공격한다. 치명타를 안길 급소를 본능으로 알고 정확히 공격한다.
독수리사냥/이장환 글·사진/삼인/2만5000원
'독수리사냥'. 몽골의 소수 민족 카자흐족은 오랫동안 독수리사냥을 해왔다. 하늘의 맹수 독수리를 길들여 늑대, 토끼 등 먹잇감을 낚아채 숨통을 끊어놓는 사냥이다.
저자는 몽골의 독수리사냥 이야기를 듣자마자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 2005년부터 5년간 네 차례에 걸쳐 몽골 독수리사냥 축제를 드나들며 사냥꾼과 독수리의 사냥에 매료됐다. 그리고 사냥꾼이 독수리를 길들이는 과정, 독수리사냥 순간, 몽골 초원을 지배하는 매서운 독수리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야생 독수리가 시뻘건 생고기를 먹는 모습,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하늘과 땅을 넘나드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독수리사냥이 점차 사라지는 데 안타까움도 드러낸다. 유목생활 대신 정착생활을 선택한 가구가 늘면서 독수리사냥을 하던 사냥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서운 눈초리로 세상을 누비던 독수리도 점점 줄어들어 더 이상 길들이기 어려워졌다. 이제 카자흐족은 살기 위해 독수리로 먹잇감을 잡는 대신 매년 독수리사냥 축제를 열고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 저자는 그 모습이 서글프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