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그림으로 읽는 책 한 권] 나의 국적은 한국도 북한도 아닌 조선입니다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3-08-09 19:06:59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의 국적은 '조선'입니다. 고향은 경상도입니다. 그런데 왜 조선이냐구요? 우리 할아버지는 분단되기 이전에 일본에 왔습니다. 우린 다시 조선을 기다립니다. 남조선, 북조선이 아닌 하나 된 조선을 기다리며 민족정신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말은 딱히 누구의 말인지 내 수첩에 적혀 있지 않다. 아마도 조선학교와 관련된 많은 분들이 이와 비슷하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따로 적어 놓지 않았나 보다. 하지만 이 말을 할 때면 하나같이 눈빛에 흐트러짐 없이 조용하지만 단호한 어조였던 것은 분명히 기억한다.

그 어느 때보다 과학문명의 혜택을 신나게 누리며 살고 있는 21세기에 고운 치마저고리를 입고 예쁘게 입을 모아 통일된 조국의 그리움을 노래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 어찌 놀랍지 않은가? 그것도 고난과 원한의 눈물로 얼룩진 일본 땅에서 말이다.


일본의 조선학교-3·11 대지진 이후 도후쿠·후쿠시마의 '우리 학교' 이야기/김지연 글·사진/눈빛출판사/1만7000원


일본 조선학교(현지 동포들은 '우리 학교'라고 부른다) 학생들은 두 가지 시선을 견뎌야 한다. 일본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으로 분류돼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갖은 모욕을 참아야 한다. 그렇다면 조국은 그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가. 오히려 '남'과 '북' 중 어느 편이냐고 의심하고, 따지고, 외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조선'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언젠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통일된 조선의 국적을 갖고 싶다는 의지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조선학교-3·11 대지진 이후 도후쿠·우쿠시마의 '우리 학교' 이야기는 사진작가 김지연이 3·11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조선학교를 찾아 그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이다. 저자는 대지진 발생 이후 우경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더욱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진 속에 비친 조선학교 학생들의 모습은 여느 학교 풍경과 다르지 않다. 수업에 열중하고, 전통악기에 빠져들고, 쉬는시간이면 웃고 떠들기 바쁘다. 졸업식에선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삐딱한 시선은 잊어버린 채, 하나같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하다.

한때 일본 내 조선학교는 500여 개, 재학생이 5만 명을 넘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80여 곳 밖에 남지 않았다. 흑백사진 속에 담긴 조선학교 학생들의 모습은 그들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접어버리고 하나의 민족으로 서로 이해하는 것이 어떠냐고 호소하는 듯한 절실함이 느껴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4. 4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