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BIFF 키즈 <6> 부산 영화인력

세계적 영화제로 우뚝 선 BIFF, 부산 영화계도 함께 클 순 없나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5-10-01 19:08:02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도다리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부산의 영화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처음에는 모두 반신반의했으나 1회 BIFF에 관객 18만 명이 몰리면서 대성공을 거두자 자신감을 얻은 부산시는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영화의전당 등 영화 관련 인프라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며 부산을 화려한 영화 축제의 도시이자 영화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부산의 영화산업은 아직 빈약하다. 영화 축제를 영화산업으로 연결하기엔 서울과 지역의 인식 차이가 컸고, 시의 전략도 치밀하지 못했다. BIFF 역시 영화제를 키우느라 지역 영화산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다. 20년간 BIFF가 서울의 독립영화 감독 여럿을 세계 무대로 내보냈지만, 정작 부산의 영화 인력을 돌아보는 데 인색했고, 결과적으로 부산 영화계에서는 BIFF 키즈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게 단적인 사례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만큼 이제는 부산에서 BIFF의 혜택을 받은 'BIFF 키즈'를 제대로 키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 부산의 BIFF 키즈는 없다?

'BIFF 키즈'란 BIFF의 선택을 받아 영화를 소개하고, 다음 영화 프로젝트를 만들 발판을 마련하며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영화인을 일컫는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 영화계에 BIFF 키즈는 없다.

물론 BIFF에 초청받은 영화는 여럿 있다. 1997년 김희진 감독의 '범일동 블루스'가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받아 큰 기대를 모았다. 전수일 감독 역시 올해 '파리의 한국 남자'를 비롯해 '콘돌은 날아간다' '핑크' 등이 BIFF의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BIFF 초청이 이들의 차기 프로젝트로 연결되거나 후배 영화인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영화 작업보다 문화기획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고, 전 감독은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나, 자신의 영화 작업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BIFF와 부산 영화계는 소원했고, 소통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BIFF가 부산의 영화계와 활발히 소통하지 못했던 이유는 처음부터 눈높이가 달랐기 때문이다. BIFF의 출발점은 세계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고, 세계적인 영화제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영화를 포함한 아시아영화를 내세워야 했다. 그렇기에 부산보다는 한국, 한국보다 아시아의 영화를 눈여겨봤다. 하지만 부산의 영화계는 이런 부분에 섭섭함을 나타낸다. 동의대 김이석 교수(영화학과)는 "세계 최고인 칸영화제는 프랑스 거장의 영화 외에도 신인의 영화를 선택해 이들을 국제무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BIFF는 부산의 토대를 돌아보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영화제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진은 예쁘다
계운경 감독('언니')과 박배일 감독('나비와 바다') 등 부산 다큐멘터리 감독의 영화가 BIFF에 초청되는 사례는 간헐적으로 있었는데, 장편 극영화 분야에서는 2007년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BIFF가 젊은 독립영화 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2006년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을 신설한 이후 2007년 경성대 연극영화과 출신 박준범(36) 감독의 첫 장편영화 '도다리'가 이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후 2011년 장희철(40·'미쓰진은 예쁘다'), 2012년 김병준(30·'개똥이'), 2013년 서호빈(31·'못'), 2014년 손승웅(35·'영도') 등 매년 부산 젊은 감독의 장편영화가 BIFF를 찾았다. 올해는 최용석(37·'다른 밤 다른 목소리') 감독이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 이름을 올렸고, 김병준 감독('소시민'·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도 BIFF에서 신작을 선보인다.

개똥이
이들이 BIFF 키즈가 될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은 영화제 초청을 계기로 각자의 영화 작업 방법을 터득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 힘으로, 또는 서울의 배급사와 연결해 전국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했으며 차기작 작업도 시작했다. 영화를 한 편 내놓은 뒤 몇 년간 잠잠하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영화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기에 '다음 영화'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단 얘기다. 박준범 감독은 "2007년 BIFF에 초청됐을 때 많은 영화인을 만나고 배급의 가능성도 열 수 있었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어쨌든 BIFF의 경험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고 배급하는 데 다양한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것을 하나씩 실현하며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못
최근 젊고 재능 있는 부산의 감독이 하나둘 발굴되고 있고, 영화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 부산영상위원회, 롯데그룹이 영화펀드 조성과 영화 기획·개발 지원, 시나리오 작가 발굴 등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BIFF도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산의 인력이 만든 가능성 있는 영화 프로젝트나 작품에 관심을 두고, 꼭 영화제 초청이 아니더라도 BIFF의 인력들이 확보한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의 영화를 바깥으로 소개하는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해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부산영상위 배소현 제작지원부장은 "부산 영화는 원래 예술적 성향이 강했는데 최근 젊은 감독들은 다양한 소재와 연출로 영화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의 영화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획·개발과 배급, 투자 유도 등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은 "부산 영화계와 소통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인정한다. 다만 매년 아시아 최고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리는데 부산 영화계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다"면서 "최근 부산 출신 영화인이 서울, 아시아를 경험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늘면서 부산의 영화 토양이 더 풍부해졌다. 이들과 함께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 영화제 안에도 부산 인력 키워야

영도
20년간 BIFF가 빠졌던 딜레마가 있다. 바로 BIFF 내부에 부산 인력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동안 BIFF는 영화제를 키우는 데 급급해 사무국의 호흡을 중시했고, 창립 멤버를 중심으로 인연이 있는 영화인들을 끌어들여 주요 보직에 앉혔다. 하지만 이후 새로운 인물의 수혈이 더뎠고, 외부에서는 BIFF 조직이 폐쇄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 BIFF 내부 구성원 면면을 살펴보면 영화제의 핵심인 프로그래머의 경우,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제외한 6명 모두 서울에서 주로 활동했던 이들이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부산이 고향이긴 하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서울의 영화제에 있었기에 부산의 인력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BIFF 사무국도 마찬가지다. 사무국장을 제외하고 중간관리자급인 사무차장과 실장(5명) 중 부산 출신은 1명뿐이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를 지향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더 다양한 경력과 스펙을 갖춘 전문 인력을 수혈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20년간 BIFF 사무국 안에서 허리 역할을 할 부산 인력을 키우지 못한 것은 상대적으로 지역 인재를 끌어들이고 키우는 데 소홀했음을 방증한다.

이에 대해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사무국 실무를 맡은 상근직 스태프 34명 중 20명이 부산 출신으로 이들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실력을 쌓고 있다"면서 "부산의 인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개인적인 이유 혹은 호흡이 맞지 않아 잘 되지 못했다. 부산의 영화 인력을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07~2014년 BIFF에 초청된 부산 출신 감독의 장편영화
왼쪽부터 박준범 감독, 장희철 감독, 김병준 감독, 서호빈 감독, 손승웅 감독

- 도다리(박준범 감독)
- 미쓰진은 예쁘다(장희철 감독)
- 개똥이(김병준 감독)
- 못(서호빈 감독)
- 영도(손승웅 감독)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3. 3[속보]트럼프 노벨평화상 불발에 격앙 “8개 받았어야”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5. 5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6. 6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7. 71245회 로또 복권 1등 10명…당첨금 각 30억 651만 원씩
  8. 8‘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9. 9푸틴과 손잡은 트럼프, 러시아 경유 공급키로…대러 제재 완화
  10. 10[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1. 1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2. 2국힘 “李 대통령, 北 저자세 정동영 즉각 경질하라”
  3. 3나경원 ‘젤렌스키 감사 서한’에 與 “매국”…나 “친북 정권”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6. 6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7. 7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8. 8‘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9. 9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2. 21245회 로또 복권 1등 10명…당첨금 각 30억 651만 원씩
  3. 3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4. 4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5. 5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6. 6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7. 7[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8. 8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9. 9‘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10. 10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1. 1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3. 3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4. 4‘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5. 5[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6. 6천장 마감재 와르르…주방용품 판매 중 날벼락에 38명 부상(종합)
  7. 7[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8. 8경찰,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 구성…33명 투입
  9. 9[속보] 청주공항 이륙 전 승객 보조배터리에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10. 10광양서 2천300L 등유 탱크에 작업자 깔려…1명 사망·1명 중상
  1. 1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2. 2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3. 3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4. 4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7. 7“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8. 8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9. 9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10. 10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