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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다의 생애를 담은 컬러링북 '붓다를 그리다'에서 깨달음을 다룬 대목. |
먼저 부처님 광배를 연두색으로 칠하고, 부처님의 몸은 짙은 파란색. 불꽃 모양의 배경 그림은 불심을 닦는 뜨거운 마음을 떠올리며 옅은 붉은색으로 채워본다. 조금은 놀랍기도 한 것이 하나하나 색을 채워갈 때마다 차분해지고,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이 오면서 붓다와 가까워진 기분이다.
최근 나온 김재일 작가의 '붓다를 그리다'(책앤 펴냄)라는 책은 구성이 독특하다. 책의 절반은 붓다의 태몽과 탄생부터 깨달음과 열반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컬러 만화이다. 이 만화에는 철학과 종교, 인류의 사상을 만화로 표현해온 작가의 내공이 스며 품격과 재미가 있다.
나머지 절반은 요즘 인기가 높은 컬러링북이다. 책에는 간략한 선의 밑그림만 있고, 독자가 직접 색칠을 해가며 완성해가도록 한 구성이다. '붓다를 그리다'의 컬러링북 부분은 '만다라' '탄생' '호화로운 궁중생활' '결혼' '라훌라의 탄생' '출가' '깨달음' 등의 순서로 이뤄졌다. 책을 색칠하며 힐링을 느끼게 해주는 컬러링북을 붓다의 일생과 깨달음으로 꾸몄으니 내용과 형식이 무척 조화가 잘 이루어진다.
불교는 '신간서적'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영역이다. 공부해야 할 경전이 많고, 많은 스님이 부지런히 수행과 깨달음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책을 펴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에는 붓다의 삶과 불교의 가르침을 한결 재미있게, 색다르게 접할 수 있는 다채로운 형태의 책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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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뚱발랄 동자승 마음일기'의 사부(왼쪽)와 동자승 셴얼 캐릭터. |
올해 여름에 나온 '엉뚱발랄 동자승 마음일기'(담앤북스 펴냄)는 중국의 쉐청 스님이 이야기를 짓고, 셴판 스님과 셴수 스님이 그림을 그린 만화책이다.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열 개도 먹어치울 만큼 좋아하는 동자승 셴얼이 불이사 주지 스님인 사부에게 배우고, 여쭙고, 꾸지람 듣고, 칭찬받아 가며 불법에 다가가는 내용이다.
귀엽고 정겨운 캐릭터인 셴얼과 사부의 대화가 간결하고 정곡을 찌르는 데다, 불이사의 다른 스님과 이 절을 찾아오는 중생이 어우러지면서 불교를 생활 속으로 끌고들어오는 덕에 일단 한 번 잡으면 이끌리게 된다. 논어 등 동양고전과 불교사상을 만화로 꾸며 인기와 명성을 얻은 대만 만화가 채지충의 작업을 연상하게 한다.
강병호 지현도 김범수 작가로 이뤄진 스튜디오 돌이 기획·제작하는 스토리텔링 불교 만화 '생각나무'(솔바람 펴냄)도 인기 반열이다. 2012년 4월에 제1권이 나왔는데, 꾸준히 호응을 얻으며 지난 9월 제3권을 펴냈다. '깊고 깊은 산중에 암자가 하나 있어 그곳에는 묵공이라는 도력 깊은 스님이 해월, 달월이라는 두 제자 비구니와 동동이라는 동자승을 데리고 도를 논하고 있었다…'.
정감이 가는 동자승, 열심히 불도를 닦는 해월 달월 스님, 지혜로운 묵공 스님이 우화와 대화로 풀어가는 산속 암자의 이야기는 재미와 울림을 모두 갖춘 점이 인기 비결로 보인다.
부처님을 색칠하는 컬러링북, 중국 스님들이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린 만화, 스토리텔링 방식을 한껏 활용해 펴내는 만화 시리즈 등 다채로운 시도가 불교문화 콘텐츠를 한결 풍부하게 하고 있다. 불교를 느끼고 배우는 길은 생각보다 많다. 부처님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