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탁암 심국보의 동학 이야기 <5> 영세불망(永世不忘)

유민아빠의 절실한 소망 "잊지말아 주세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5-27 19:41:28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5월 초, 전북 정읍에서 황토현 동학농민혁명기념제의 부대행사로 신(新)만민공동회가 열렸다.

오윤의 판화 '칼노래'(1905). 동학을 창도한 수운대신사(최제우)의 '검결'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국제신문 DB
'사람이 곧 한울님(인내천)'이라는 동학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서울 부산 등에서 동학을 사랑하는 300여 명이 함께하였다.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 모임에서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모두 15개의 다양한 의제를 선정하고 참가자들은 조별로 나누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신만민공동회'라 이름 붙인 것은 1898년 독립협회가 대중 집회 형태로 시작한 '만민공동회'가 직접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의 출발이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였다.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안전사회 실현'이란 주제도 논의되었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도 신만민공동회에 참가했다. 나는 유민아빠로 알려진 김영오 씨와 같은 조에 편성되어 '동학 핵심 사상을 통일운동의 밑거름으로'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행사 이튿날 때마침 어버이날을 맞아 동학농민혁명기념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세월호 희생자 부모들을 찾아 어버이날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 자리에서 유민 아빠는 학생들에게 "노란 리본은 세월호뿐만 아니라 생명 존중의 의미이다. 노란 리본을 달아 달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며 노란 리본을 선물로 나누어주었다.

유민 아빠의 소망은 소박했지만 절실했다. 그는 진실이 묻히고 잊히는 것을 두려워했다. 세상은 '세월호'를 잊으라 하고,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불온시하기도 한다. '세월호'만 그런 게 아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망월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함께 부르지(제창) 못하게 하고, 36년 전 '광주사태'의 책임자 전두환은 자신이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둘러댄다.

'이제 그만 잊으라'를 넘어 국민을 속이고 대중의 기억을 왜곡하고 조작하려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날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하지 않았다고 지치지도 않고 거짓말을 해댄다. 본래의 기억은 간데없고 왜곡된 역사로 채워지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불의가 정의로 둔갑하기도 한다.

동학의 영원한 주제의 하나는 '근본을 잊지 않는 것'이다. 수운선생(최제우·1824~1864)은 자신의 깨달음을 21자 주문으로 만들어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爲大降)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영세불망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



이 주문 가운데 '영세(永世)'는 사람의 한평생을 뜻하며, '불망(不忘)'은 생각을 보존한다는 뜻이다. 해월(최시형·1827~1898) 선생은 주문의 뜻을 풀이하며 '영세불망 만사지'(한평생 생각을 보존하여 잊지 않으면 만사를 깨닫게 된다는 뜻)는 사람이 먹고사는 녹(祿·쌀과 곡식)의 원천이라 했다. 그리고 먹는 것이 천지의 녹인 줄 알면, 음식을 대하면 반드시 천지에 고하여 그 은덕을 잊지 않는 것이 근본이라며 식고(食告)를 가르쳤다.

정읍 행사 이후 나는 밥을 먹을 때마다 하는 식고에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추가했다.

천도교 '신인간' 편집주간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기장 일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본격 활용 가능해져
  4. 4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5. 5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6. 6‘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7. 7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8. 8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9. 9헤어질 시간…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구조작전 시작
  10. 10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1. 1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4. 4“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5. 5[속보] 강신철 국방장관 “매설지뢰, 北 국경선 요새화 관련 추정”
  6. 6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7. 7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8. 86·3 지방선거 신규당선자 평균재산 13.5억…광역단체장 중 김상욱 50억 최다
  9. 9靑 “DMZ 지뢰사고 현장조사 순전히 군사적 판단…李대통령 유엔 연설 무관”
  10. 10[뭐라노]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
  1. 1기장 일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본격 활용 가능해져
  2. 2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3. 3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4. 4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5. 5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6. 6올해 2분기 부산 경제 2.3% 증가…'12% 급증' 충북의 5분의 1
  7. 7경영난 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인가
  8. 8구멍 뚫린 실업급여…3차례 이상 반복수급 11만명에 6000억 지급
  9. 9'맵리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동...이동 조작 하나로
  10. 10“고속도로 잘 못 나가도 걱정 끝”… 15분 내 재진입 땐 기본요금 면제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4. 4‘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헤어질 시간…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구조작전 시작
  7. 7“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8. 8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9. 9거창한마당대축제 내달 1~4일 개최…가을 거창 매력 한자리에
  10. 10공소시효 이틀 앞두고 세금 포탈 업자 송치…검·경 합동수사 빛 발해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4. 4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5. 5‘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8. 8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9. 9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10. 10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부산의 기사식당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9일 (음 8월 19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