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한 나라의 수도는 당대 통치 세력의 성격을 보여준다. 중국 역시 역사상 왕조의 교체는 단지 왕국의 성격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왕국을 지배하는 한족(漢族)의 성격도 바꾸어놓았다. 당시 정치기구는 백성을 평안히 잘 살게 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천하의 백성들을 지배하며 착취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도읍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책 제목에 나온 도읍 중 장안과 북경은 백성들을 잘 살기 위해 만든 수도가 아니었다. 백성들의 안위는 별 관심 없고 먼 변두리 도시에 자기들만을 위한 화려한 궁궐을 세워 놓고 온갖 사치와 향락에 빠져 살기 위해 만든 도읍이다. 반면 중원 땅 내륙의 여러 도시를 포괄하는 국세를 크게 떨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나라들의 도읍이었던 낙양도 있다.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정치문화 등을 이해하려면 이 세 곳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다스렸던 시대와 왕조를 잘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수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