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이극은 3회 공연 그치고
- 애니메이션 정식 유통 안돼
- 신발·고등어 주제 삼았지만
- 부산만의 색깔 띄는지 의문
정부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보조금 18억 원을 지원했지만 전문성이 없는 업체가 제작을 맡거나 지역적 특색이 떨어지는 콘텐츠가 선정돼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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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 애니메이션 '콩콩랜드'의 캐릭터. |
3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고보조 사업인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에 부산은 총 4개 콘텐츠가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역의 전통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육성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시행됐으며, 전국 16개 지역의 콘텐츠 관련 기관이 주관한다. 부산은 시 산하 기관인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 기관으로 참여했다.
지역별 예선을 거쳐 부산은 지난해 2개, 올해 2개 등 총 4개의 지역특화 콘텐츠가 뽑혔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융복합 놀이극 '솟대쟁이'와 신발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콩콩랜드'가, 올해는 한·중 합작 웹드라마 '온리유', 고등어를 캐릭터로 한 애니메이션 '발 달린 꼬등어' 등이 선정됐다.
이들 제작사에는 국·시비 보조금을 통해 수억 원대의 제작비가 지원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들 4개 콘텐츠 제작에는 약 30억2000만 원이 소요됐다. 콘텐츠별로 솟대쟁이는 2억4000만 원(업체 부담금 3500만 원), 콩콩랜드는 5억9000만 원(7300만 원), 웹드라마는 18억5000만 원(12억 원), 고등어 애니메이션은 3억4000만 원(3700만 원)이다. 웹드라마의 업체 자부담금을 빼면 18억2000여만 원의 국·시비가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제작을 마친 후에도 콘텐츠가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사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솟대쟁이'의 경우 지난해 선정 후 1년간 부산 지역에서 3회 공연을 연 데 그쳤다. 지역 문화콘텐츠를 전국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키운다는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콩콩랜드'는 6억 원가량이 지원됐지만 11분짜리 영상 6회를 제작하는 데 그쳤다. TV 시리즈로 방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분량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국내 신발업체나 해외 콘텐츠 배급사에 추가로 투자를 유치해 26회까지 제작을 완료해야 방영 채널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발 달린 꼬등어'는 애니메이션이지만 디자인 업체가 제작을 맡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업체는 고등어 캐릭터로 문구와 팬시 등을 제작하는 회사로,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이 없다. 현재 동서대에 입주한 애니메이션 업체에 외주 제작을 맡긴 상태다. 이 업체 대표는 "아직 자체 애니메이션 제작 인력은 없다"고 말했다.
선정된 4개 콘텐츠가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신발이나 고등어가 부산을 대표하는 전국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애니메이션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데 양질의 콘텐츠가 나올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ld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