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한석의 리액션] 인물들 관계설정 실패, 그래서 더 지루한 '잭 리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2-08 19:19:1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잭 리처:네버 고 백(이하 네버 고 백·사진)'을 맥쿼리가 아니라 에드워드 즈윅이 연출하게 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어느 날 나는 나도 모르게 '망했다'고 중얼거리고 말았다. 느리고 집요한 것과 느리고 지루한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지난 6월 이 지면에 썼다.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영화가 너무나 흥미로운 나머지 이 말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되기를 내심 바랐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왜 매력을 잃었을까.
'네버 고 백'에서 잭 리처(톰 크루즈)는 군사 기밀 스파이 혐의로 감옥에 간 수잔 터너 소령을 구하려다 자신까지 위험에 처하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잭이 몰랐던 그의 딸로 추정되는 한 소녀까지 더해져 일행은 셋이 된다.

이 결합에 반대한다. 잭 리처는 단독자이므로 그는 혼자여야 한다. 그를 외롭게 그냥 두자. 들개는 들개로 어슬렁거리도록 놓아둬야 한다. 잭 리처의 육체적 광포함과 유능함도 오히려 그때만 매력적이다. 이것이 원작에도 있는 내용이라고 하지만 선택지에 있어 영화와 원작 소설의 입장은 엄연히 다르다. 원작은 수십 편 중 하나로서 이 이야기를 선택한 것이지만, 영화는 두 번째에 벌써 이 이야기를 선택해 버린다. 너무 이른 선택이다.

그러자 '네버 고 백'은 엉뚱한 길로 간다. 가족을 형성하고 각자의 자리를 만든다. 잭의 주요한 서사는 부성애 회복 드라마로 내내 전개된다. 아니 부성애 회복 드라마라는 표현도 정확하진 않은 것 같다. 이 영화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딸로 구성된 홈드라마다. 홈드라마, 그렇다면 그들의 홈은 어디일까.

도주하던 인물들, 잭과 수잔과 잭의 딸인 듯싶은 소녀가 오래 머무르는 곳이 어느 호텔의 스위트룸이다. 영화는 왜 인물들을 여기에 이토록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이곳이 이들의 집이며 가정이기 때문이다. 도주 중에 만들어진 이 임시적인 가족은 이곳에서 홈드라마를 펼친다. 아버지의 잔소리도 어머니의 애정도 딸의 반항도 여기에서 전개된다. 결국, 악당들도 이곳으로 침입해 들어온다.

감독은 아마도 '네버 고 백'을 관계의 영화로 설명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관계라는 부분이 오히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다. 이 영화는 관계의 묘사에 대해서 일말의 정성도 들이지 않는다. 잭이 수잔의 구출을 위해 저렇게나 목숨을 거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건 합당한 반문이다. 이 영화에는 인물들 관계의 외형적 설정만 있고 그 정작 필요한 관계의 밀도는 낮다 못해 부재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배우 톰 크루즈의 최근 출연작 중 가장 어색한 연기를 여기서 보게 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을 지녔다. 그는 온화한 부성애와 유능한 광폭함 양자 모두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접점을 끝내 찾아내지 못하고 어정쩡하다. 제목은 의도치 않게 이 영화의 상황을 반영하게 되었다. '네버 고 백'.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1편의 매력적인 세계로 돌아갈 의지는 없어 보인다.

한국영화에서도 후속작 제작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후속작을 만들 때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일례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영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