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일본의 도톤보리 강에서 잠수부가 무언가를 건져올린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할랜드 샌더스의 동상이었다. 할랜드 샌더스는 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의 상징이었다. 해당 동상은 흰 페인트가 다 벗겨진 상태였다고.

	사진=MBC

동상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사카시는 축제까지 열었으며, 오사카의 시장은 일본지사 사장에게 동상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24년 전인, 1985년 당시 오사카에서는 한신 타이거스의 우승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해당 팀은 간사이 지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한신 타이거스는 센트럴 리그에서 6번이나 우승한 강팀이었다. 하지만 1965년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치여 일본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연고지는 도쿄, 도쿄에 라이벌의식을 지니고 있던 오사카 지방 사람들은 더욱 리그에 주목했다.

1985년 당시 최강의 트리오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고, 오사카 사람들은 우승의 염원을 이룰 것에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러던 10월 16일, 드디어 고대하던 센트럴 리그에서 우승하며 일본시리즈로 진출하게 된다.

'도톤보리 다이브'라는 전통에 따라 도톤보리 강에 뛰어들며 자축했다. 그 과정에서 흥분한 사람들이 한신 타이거스 선수를 닮은 사람들을 강에 던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미국 선수 랜디 바스를 닮은 사람을 찾을 수 없어, 할랜드 샌더스의 동상을 발견하고 강에 던져넣었던 것. 단지 '콧수염'이 닮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직원이 나와 저지했지만 흥분한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결국 해당 동상을 강 속으로 집어던졌고, 강바닥으로 가라앉게 됐다. 그해 일본시리즈에서 한신타이거스는 우승한다.

이후 한신 타이거스에는 부진에 허덕여 꼴찌에 머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구단주 '후루야 신고'가 자살을 하는 등 의 모습이 보였다. 이후로도 한신 타이거스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기만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할랜드 샌더스'의 저주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이에 사람들은 이 동상을 찾으면 저주가 풀려 옛 명성을 찾을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다이버를 고용해 강을 수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의 시도를 했음에도 팀의 부진을 끊을 수는 없었다.

그러던 2009년 3월 10일, 할랜드 샌더스의 동상이 발견됐다. 오사카시에서 수질개선을 위해 도톤보리 강을 수색하던 중 조각난 채 발견된 것. 시민들은 한신타이거즈에 내린 오랜 저주가 풀릴 것을 기대했다.

2004년, 한신 타이거스는 오랜 부진을 떨쳐내고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해 일본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저주가 풀린 것이 확실하다며 1985년 이후, 25년만에 리그 우승을 기대하기도 했다.

모두의 기대 속에서 일본시리즈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신 타이거스는 일본시리즈에서 패배하고 만다. 뜻밖에도 소프트뱅크에 연달아 패하며 준우승에 그치고 만다. 이에 팬들은 '왼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동상의 나머지 부분이 발견되면 한신 타이거즈의 저주가 완전히 풀릴 것이라 여겨, 도톤보리강 청소를 할 때마다 동상의 왼손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민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