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들이 작업한 작품 상영
- 시상식도 직접 꾸며 신선함 더해
지난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제1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usan International Kids & Youth Film Festival·BIKY)’의 비경쟁 부문인 ‘리본더비키 12’ 상영회가 열렸다. 리본더비키 12는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단편영화 초청작으로, 서툴지만 아이들만의 재기발랄한 표현력이 돋보였다. 수미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영화 ‘너의 VR’은 인기 많고, 돈 많고,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주인공 준영이 우연히 가상현실 체험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다뤘다. 시나리오 작가부터 감독, 배우, 스탭 등 전 역할을 학생들이 맡아 요즘 어린이들의 생각을 가감 없이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욕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 풍경을 그린 ‘바이러스’, 칠암초등학교 학생들이 또래 간 사랑과 질투를 재미있게 표현한 ‘시크릿’ 등 4편의 단편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GV)에선 ‘너의 VR’ 제작팀이 총 출동해 영화 제작 배경부터 힘들었던 점, 배우 캐스팅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했다. 감독을 맡은 윤채연 양은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장면 당 3, 4번씩 찍어야 해서 힘들었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어하니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 |  |
|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주최한 ‘2018 부산국제청소년영화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IKY 제공 |
7일간의 장정을 마치고 17일 폐막한 BIKY는 어린이를 위한 좋은 영화를 많이 상영한다는 본연의 목적 외에, 이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여럿 만들어 냈다. 어린이가 직접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섹션 ‘리본더비키’와 ‘레디~액션!’ 외에도 국내외 청소년이 함께하는 단편영화제작워크숍인 ‘국제청소년영화캠프’, 체험 활동 중심의 ‘비키 놀이터’ 등 놀 거리, 배울 거리가 넘쳤다.
지난 12~15일 열린 캠프에서는 각 나라에서 영화에 대한 경험을 쌓아온 청소년 20명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만나 기획부터 촬영과 편집까지 거뜬히 맡아 단편영화 두 편을 제작했다. 지난 주말 영화의전당 야외공간에서 펼쳐진 비키 놀이터, 어린이 박스자동차 극장도 가족 단위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비키는 올해 어린이청소년 집행위원의 역할을 확대했다. 영화제 개·폐막식 사회와 레디 액션 예선 심사는 물론 ‘어린이청소년영화인의 밤’ 기획, 총회 의결권 행사, 독자적인 시상식 기획과 진행을 어린이청소년 집행위원들이 직접 맡았다. 지난 15일 열린 어린이청소년 제작 영화 국제경쟁부문 ‘레디~액션!’ 시상식 역시 21명의 어린이 집행위원들이 어른들의 도움 없이 준비했다. 이들은 손편지를 써서 교육감을 비롯한 시상자를 직접 초대하는가 하면, 영화제 기간 내 자신들의 활동을 촬영해 편집한 영상을 상영했다. 김상화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시상식의 관례성과 지루함이 아이들의 기획으로 신선한 문화행사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