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의 통일, 그것은 명령’ 주제
- 내달 3일까지 요산문학관서
- 백일장·소설 낭독대회 이어
- 심포지엄·창작지원금 수여 등
- 문학 업적 되새기는 행사 풍성

작가 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을 기리는 제21회 요산문학축전이 오는 27일 오후 3시에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문학관에서 개막한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문학관에서 지난해 열린 요산문학축전 축하공연 모습. 부산작가회의 제공

요산 선생의 저항 정신이 깃든 삶과 치열하게 쌓아 올린 문학 업적을 되새기며 해마다 가을 열리는 이 문학제는 요산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산작가회의와 요산문학관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올해는 ‘민족의 통일, 그것은 명령입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의 임진각 일원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오고, 지난 20일 경남 양산시 신불산 공원묘원에 있는 요산 선생 묘소를 참배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초까지 문학축전을 여러 장소에서 펼친다.

27일에는 손순미 시인의 시 낭독, 권은영의 거문고 연주, 이동진 밴드 연주 등으로 꾸미는 요산문학축전 개막 공연과 시민·학생 요산백일장이 요산문학관에서 열린다. 낮 12시부터 참가 접수를 하는 백일장은 대학·일반부, 고등부, 중등부에서 각각 운문·산문으로 구분해 심사한다. 오후 1시에 시제를 발표하고 오후 5시30분에 시상한다. 부문별로 10만~50만 원의 상금이 있다.

요산 김정한 소설 낭독대회는 오는 29일 오후 6시에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소민아트홀에서 열린다. 일반인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요산 선생의 소설 가운데 일부를 낭독하는 행사로 경연을 통해 시상도 한다.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은 다음 달 1일 오후 6시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열린다.

다음 달 3일에는 요산문학관 강당에서 문학제의 백미인 심포지엄 ‘복안(複眼), 심안(深眼)으로 읽는 요산’이 개최된다. 요산 김정한 선생의 문학을 연구하는 오현석 씨가 ‘김정한과 분단, 민족의 제문제’, 김필남 영화평론가가 ‘유토피아에 대한 꿈과 좌절-영화 ‘인간단지’를 중심으로’, 서광덕 루쉰 연구자가 ‘저항과 동아시아의 시민’, 서영인 문학평론가가 ‘젠더의 관점으로 김정한 문학 읽기-해방 전 초기 작품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한다. 김남영·양순주·전성욱·신아영 문학평론가가 토론자로 나선다.

심포지엄이 끝나면 오후 5시부터 요산 창작지원금 수여식이 열린다. 올해 요산창작지원금은 배옥주 시인과 오선영 소설가가 받는다. 지원작 선정 심사위원단은 요산의 문학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할 작가를 발굴하고 격려한다는 지원금의 목적을 밝히며 소설집 ‘모두의 내력’을 펴낸 오선영 소설가의 미덕이 “오늘날 도시 빈민의 남루한 현실에 직면하되, 남루 자체가 아니라 이들의 가난이 비만한 자의 난폭한 시선 앞에 벌거벗은 채 내던져진다는 것, 가난과 결핍을 향한 음란한 시선이 인간을 무참하게 짓밟고 위엄을 박탈함을 강조한 데 있다”고 평했다.

시 부문 지원작 배옥주 시인의 ‘the 빨강’에 관해서는 “요산의 리얼리즘 시 정신과는 다른 면모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새로움을 향한 갈망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창작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제21회 요산문학축전의 모든 행사는 무료로 시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축전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요산문학관(051-515-1655)이나 부산작가회의(051-806-8562)로 문의하면 된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