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녘 측 협회 비회원 코러스 2명
- 주 출연진에 뒤늦게 포함되며
- ‘정회원 70% 이상’ 방침 어겨
- 단역 범위 등 정의 불분명한 탓
올해 부산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극단이 애매모호한 참가 규정으로 앞으로 2년간 참가를 금지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 24일 열린 제37회 부산연극제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는 극단 동녘의 ‘썬샤인의 전사들(사진)’이 차지했다. 동녘은 연출상, 신인연기상 등을 휩쓸며 5관왕에 올라 6년 만에 참가한 부산연극제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의 기쁨도 잠시, 참가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제기돼 동녘은 최악의 경우 최우수 작품상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할 작품과 극단을 선발하는 일종의 예심인 부산연극제에서 우승팀이 나오지 않는다면 올해 대한민국연극제에 부산팀이 참가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어 지역 연극계가 들썩였다.
문제는 ‘부산연극협회 소속 정회원 70% 이상(코러스 등을 제외한 주 출연진)으로 참가자를 구성해야 한다’는 참가 규정에서 시작됐다. 이 짧은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애초 동녘은 참가 명단을 제출할 당시에는 규정을 지켰으나, 비회원 2명을 코러스 개념으로 추가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동녘 의도대로 이들을 코러스로 본다면 문제가 없지만, 주 출연진으로 분류할 경우 정회원이 70% 이하가 된다.
사태가 커지자 부산연극협회는 동녘에 해명을 요구했다. 동녘은 소명서에서 “충분히 검토해본 결과 경연 참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코러스에 대한 모호한 정의 등을 내세워 극단 대신 제작자와 연출자 개인에게 제재를 내려달라고 청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회는 이사회를 열고 비회원 2명의 비중을 고려해 주 출연진으로 분류했고 최종 결정서를 통해 “규정의 모호함 등이 있지만 협회와 협회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 점 등에는 제재가 있어야 한다”며 극단을 대상으로 2년간 참가 금지 처분을 내렸다.
동녘 측은 “그동안 비슷한 사례가 있었을 텐데 참가 조건에 대한 정의는 물론 처벌 수위 등에 대한 규정이 불분명해 다소 안타깝다”며 “비슷한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이 잘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연극협회 손병태 회장은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이런 일이 벌어져 협회 측도 난감하고 유감”이라며 “명단을 중간중간 점검했지만 수백 명에 달하는 참가 인원의 자격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 규정을 보완하고 정회원 구성 비율도 낮추는 방향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부산연극제의 기준이 되는 대한민국연극제 측은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코러스는 단역과 구분되며 단역은 대사가 있고 코러스는 대사가 없는 역을 말한다’는 규정을 추가했지만 일괄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연극인은 “주인공이지만 대사가 없는 연극도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실정에 맞지 않는다”며 “한국연극협회는 물론 부산연극협회 차원에서도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