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동안 2만5000명 입장
- 타지역서 온 관람객 60% 이상
- 록으로만 무대 채우기 어려워
- 라인업 강화하며 협찬도 늘어
- “정체성·대중성 접점 찾아야”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유료화의 첫걸음을 뗐다. 행사 전 라인업 논란 등 시행착오를 거쳤으나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록페스티벌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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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 밴드 잔나비의 공연을 관객들이 즐기고 있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제공 |
■라인업 논란에도 목표 약 90% 달성
지난 27, 28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행사를 주관한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2일간 관람객이 약 2만5000명(27일 1만5000명, 28일 1만 명)이고 최종 티켓 판매량은 목표치의 90% 이상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입장권 구매율이 43%로 가장 많았고 경남 울산 대구 지역 구매율을 합하면 13%였다. 부산 지역은 약 35%였다.
올해는 록페스티벌의 유료화 원년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출연진을 섭외하고 국내 대표 록 축제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로 진행한 유료화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라더스’를 앞세운 화려한 1차 라인업 공개로 주목을 받았던 록페스티벌은 이후 라인업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에이전시 사칭 사기를 당하면서 공연 첫날인 27일 헤드라이너로 발표한 미국 밴드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의 출연이 무산됐고, 그 자리에 아이돌 그룹 지오디(god)를 세우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축조위 박용헌 사무처장은 “올해 유료화가 결정되고 공연 준비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록 음악의 인기가 하락해 록페스티벌을 록 음악만으로 채우기도 쉽지 않다. 록의 정체성을 지켜야겠지만 기업 협찬이나 팬층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장르를 배치해 더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료화 이후 라인업이 강화되면서 축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해 협찬 규모가 6배 이상 늘고 내년 협찬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더 좋은 라인업으로 더 많은 관객이 찾아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 고민해야
유료화가 됐지만 부산시의 시비(5억 원) 지원이 이뤄지는 행사인 만큼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록페스티벌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god의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를 떼창(따라 부르기)하는 장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의 문제다.
밴드 출신 작가인 방호정 씨는 “관객 수를 떠나 공연의 대가를 지불하고 모인 관객이 다소 산만했던 무료 관객보다 더 음악을 즐기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오랫동안 부산록페를 지켜왔던 마니아로서 헤드라이너에 밴드가 한 팀도 없어 록페스티벌의 정체성이 없어진 듯했는데 지산락페스티벌이 개최 3일 전에 무산되는 걸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유료화 첫해인 만큼 앞으로 록페스티벌의 정체성과 대중성의 접점을 찾아 오래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축조위 정승천 집행위원장은 “록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름 축제 전반을 고민하는 전문가 평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참고해 집행위에서 여름 축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