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줄거리만 보고 제작 결정
- 공동 프로듀서로 작품상 영예
- 곽경택 감독·곽규택 변호사 남매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의 영광이 있기까지는 영화인 가족이자, 부산 출신의 걸출한 제작자의 공이 컸다. 바른손E&A 곽신애(사진) 대표는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공동 프로듀서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품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 영화 제작자가 이 상을 수상한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오른 곽 대표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 일어나서 너무 기쁘다”며 “지금 이 순간에 뭔가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돼서 기쁘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 출신인 그는 곽경택 감독과 곽규택 변호사와 남매지간이다. 또 영화 ‘해피엔드’ ‘은교’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아내다. 동아대 출신으로 국문학을 전공한 곽 대표는 1995년 영화잡지 ‘키노’ 기자로 영화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영화 홍보대행사 바른생활 대표, 영화제작사 청년필름 기획마케팅 실장, 영화제작사 LJ필름·신씨네 기획마케팅 이사를 역임하며 영화 현장을 두루 섭렵했다. 2010년부터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을 거쳐 2013년 바른손E&A 대표로 선임됐다. 2016년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이 첫 제작 영화다.
‘기생충’ 제작은 봉 감독이 2015년 4월 곽 대표에게 건넨 15페이지 시놉시스를 보고 그가 흔쾌히 제작을 수락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인터뷰 때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칸 영화제) 경쟁부문은 당연히 간다’고 생각했다”며 “물론 팬심에서 생긴 작품에 대한 호감도도 높았겠지만 ‘기생충’이라는 발상부터가 신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 가진 인터뷰에서 곽 대표는 “1개 트로피만 받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4개 부문을 받아서 한국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을 못 하겠다”면서 “다만, ‘작품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은 해본 적은 있다. (우리가) 작품상을 받는다는 것은 전 세계 영화에 어떤 변화, 영향을 미치는 시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