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소외·파편성…실제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세계, 4차 산업혁명시대 모더니즘 시집 잇단 출간

지역 시인 이효림·최승아, 현대사회 개성있게 묘사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20-03-08 19:01:5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현대사회의 소외와 파편성, 현대인의 삶을 개성적으로 묘사한 부산 시인의 모더니즘 시집 2권이 나왔다.

위대한 예측불허(왼쪽), 오프너
2007년 ‘시와반시’로 등단한 이효림 시인은 기존의 현실을 파괴하고 새로운 가상의 현실을 담은 ‘위대한 예측불허’(현대시)를, 2012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최승아 시인은 열린 문을 통해 바라보는 타자의 세계를 그린 ‘오프너(현대시)를 출간했다.

이효림 시인은 2014년 첫 시집 ‘명랑한 소풍’에서 낯선 타자로서 자유를 얻기 위한 사물들의 일탈과 해체 지향,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의 세계를 창출하고자 하는 욕망 등에 관심을 보였다.

6년 만에 낸 이번 시집에서 이 시인은 더 나아가 우리의 일상적 현실은 낡고 진부해서 인위적으로 구축된 가상의 현실이야말로 우리의 감각과 사고를 더욱더 날카롭고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새로운 가상의 현실을 세우기 위해서는, 논리적 정합성과 인과적 필연성 등 기존의 발상과 사유에서 벗어나야 함을 시로 표현했다.

‘공공의 기적이 예측을 키웠어 날카로운 절벽은 패스 어금니가 무더기로 흔들렸어 여하튼 오지 않는 경축이었어 시대는 혀만큼 비좁았고 지구의 내부는 늘 시끄러웠어 // 어디로 가야 할까 / 곧 사라지는 노란 코끼리’(‘우아한 예측불허’ 중)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에 관해 “시인이 환상에 의해 발굴하고자 하는 세계는 그동안 억압되고 망각된 진실의 세계”라며 “이러한 시적 사유와 발상의 전환은 어쩌면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무화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혹은 포스트 휴먼 시대를 준비하는 시적 비전이 될지 모른다”고 평했다.

최승아 시인은 문 앞에 선 주체와 문 너머에서 문고리를 단단히 쥔 타자의 세계를 그려낸다. 주체에게 열리는 타자의 공간은 왜곡된 기억의 장소이자 잠재된 비의식의 공간이다.

‘다섯 번째 방문을 노크한다 / 매일 밤 조금씩 그를 갉아먹는 벼랑, 그쪽으로 다가간 것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악몽은 달을 품고 있는 내내 계속된다 달은 낳을 때마다 사산된다 // 여섯 번째 방문을 노크한다 / 그는 끝내 열리지 않는다’(‘큐브’ 중)

현대인의 한 주일을 개성적으로 묘사한 시도 눈길을 끈다. ‘월요일을 켠다 // 팡팡 터지는 요술 상자들 // 두루마리처럼 요일들이 풀려 나온다 // … // 익반죽 된 시간이 쏟아진다 // 곤죽이 된 월요일 / 설익은 화요일을 덮친다’(‘요일들’ 중).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4. 4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5. 5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6. 6[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7. 7[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8. 8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9. 9'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10. 10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1. 1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4. 4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5. 5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6. 6[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7. 7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8. 8[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9. 9[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10. 10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3. 3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4. 4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5. 5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6. 6"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7. 7"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9. 9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10. 10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4. 4[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5. 5[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6. 6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7. 7'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8. 8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9. 9교도소에 자리 없어서…올해 형집행률 60% 미만 가석방자 급증
  10. 10함양군의회, 외유성 국외 출장 근절 나서…임기 만료 1년 전부터 금지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