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전당 30일 손열음 콘서트
- 공연 일수 늘리거나 연기 고심
- 민간 공연장과 형평성 논란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생활 속 방역으로 바뀌면서 얼어붙었던 공연예술계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지만 공공 공연장은 여전히 속앓이 중이다. 공공 공연장은 ‘좌석간 거리두기’ 권고 방침을 준수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매진된 좌석을 조정하기 어렵고, 공연을 취소할 경우 주관·기획사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진퇴양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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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 공연장이 ‘좌석간 거리두기’ 권고 방침 준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오는 22~24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인 뮤지컬 ‘레베카’. EMK 뮤지컬 컴퍼니 제공 |
김해문화의전당은 오는 22~24일 선보일 예정인 인기 뮤지컬 ‘레베카’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생활 속 방역 지침을 통해 ‘공연 관람 때 좌석은 지그재그로 한 칸 띄워 예매·착석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예매를 통해 이미 좌석의 80% 이상이 판매돼 권고를 따르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레베카’의 향후 투어 일정 때문에 연기도 어려워 최악의 경우 취소로 인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여지마저 있다. 실제로 지난 8~1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던 ‘레베카’가 취소돼 해당 기획사가 공연장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아트센터 측이 기획사에 거리두기 좌석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취소를 통보했다.
옥주현 등 스타급 라인업으로 채워진 ‘레베카’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평균 객석점유율 98%를 유지한 인기 공연이다. 규모가 커 지방 투어는 공공 극장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높은 예매율로 띄워 앉기가 힘들어 오히려 취소·연기되는 ‘매진 공연의 역설’ 사례로 불리게 됐다. 김해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좌석간 거리두기가 권고 사항이지만 공공 극장이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혹여 감염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져야 할 책임도 크다”며 “인기 공연을 지역 관객에게 보여줄 좋은 기회인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난감함을 표했다.
이 같은 문제는 장르를 불문한다. 영화의전당 역시 지난 3월 예정됐다가 오는 30일로 연기한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베토벤과 슈만’을 무사히 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 공연 또한 예매율이 높아 주최 측은 거리두기 실현을 위해 공연 일수를 하루 더 늘리거나 한 번 더 연기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반면 일반 공연장의 경우 권고 사항인 좌석간 거리두기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레베카’ 부산 공연은 민간 공연장인 드림씨어터(남구 문현동)에서 오는 29~31일 열리는데 기본 방역 지침은 준수하지만 거리두기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노래 인생 60년 기념 이미자 음악회’(다음 달 13일 벡스코 ), ‘장윤정 라이브 콘서트’(다음 달 20일 KBS부산홀)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공연계에서는 공공과 민간 공연장 사이 형평성에 대한 지적과 거리두기 좌석제에 대한 거부 반응이 이어진다. 지역 공연 관계자는 “‘레베카’ 김해·부산 공연처럼 공연장 성격에 따라 개최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미 티켓이 많이 팔린 공연을 대상으로 한 실효성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역시 지난 11일 성명서를 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괄적으로 클래식 공연에 적용할 경우, 티켓 판매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민간 공연 기획사는 공연을 안 하는 것이 이득인 결론에 다다른다”고 반발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