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이 싫어서 떠남이 아니라
- 취업을 위한 상경의 삶 조명
- 일간지 기사 영화화 사상 최초
- BIFF 크라우드 티케팅 매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국제신문 신년 기획 시리즈 ‘청년 졸업 에세이 -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를 토대로 제작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졸업 에세이’(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1면 보도)는 부산 청년의 이야기를 이렇게 피동형으로 전한다. 떠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떠나진’ 거라고. 고향은 우리를 품어 키울 힘이 없고, 우리는 살기 위해 서울로 수도권으로 ‘떼밀렸을’ 뿐이라고. 영화는 1985년생 부산 출신 청년 졸업생이 왜 고향을 ‘떠나져야’ 했는지를 그들의 담담한 졸업사를 통해 들려준다. 영문 제목 ‘They don’t want to live in Seoul(서울에서 살고 싶은 건 아니다)’이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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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대거 떠나고 텅 빈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졸업 에세이’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바림’ 제공 |
영화는 세 부류의 부산 청년을 만난다. ▷부산을 떠나려는 예비 청년 졸업생 ▷부산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 청년 졸업생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 졸업생이 그들이다. 예비 청년 졸업생은 부산을 떠나려는 이유로 하나같이 “부산이 싫어서”가 아니라 “일자리와 꿈을 이룰 기회가 없어서”를 든다. 가족을 남겨둔 채 서울행을 택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타향살이를 시작한 청년 졸업생은 향수를 호소한다. 생계난을 피해, 꼭 이루고 싶은 꿈을 좇아 서울로 간 이들이다. “여건만 된다면”이란 단서를 붙인 채, 이들은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말한다. ‘떠나진’ 이들과 ‘떠나지고 싶지 않은’ 이들의 말속에서 영화는 지역 청년의 문제가 청년 개인으로부터 비롯된 자연적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이들의 ‘개인사’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공간의 차이가 지역 청년의 삶을 위협하는 ‘사회문화사’가 묻어난다. 영화는 내레이션 없이 오로지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에 귀를 밀착해 청년의 위기를 있는 그대로 전한다.
‘청년 졸업 에세이’는 국제신문이 지난 1월부터 10차례에 걸쳐 보도한 같은 제목의 기사를 영화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국제신문은 올해 만 35세가 된 부산 출생 1985년생을 청년 졸업생으로 이름 붙인 뒤 그들의 생애 이동 경로를 추적·분석했다. 영화는 기사의 내용을 충실히 따르면서, 영상매체만의 감각으로 청년이 떠나 비어버린 부산을 재연한다. 일간지 기획 기사가 다큐멘터리 영화가 돼 스크린에 오르는 건 한국언론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영화를 연출한 신동욱 감독은 “기사가 다룬 방대한 통계와 현장의 모습이 청년의 입으로 직접 증명된다. 지역 청년의 위기가 ‘숫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영화 ‘청년 졸업 에세이’는 국제신문과 함께 부산 출신 청년 11명으로 구성된 제작사 ‘바림’이 공동 제작했다. 오는 10월 9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커뮤니티 비프’에서 관객을 만난다. 지난 16일 진행된 크라우드 티케팅에서 10여 분 만에 좌석이 매진돼 상영을 조기 확정했다. 오는 9월 BIFF 초청작 티케팅이 시작될 때 100석을 추가로 예매할 수 있다. 상영관은 중구 남포동 ‘롯데시네마 대영’(오후 7시~밤 10시), 러닝 타임은 60분이다. 상영 후에는 부산 출신 1980년대생 영화인 등이 ‘부산 청년’을 주제로 관객과 대화한다.
청년을 향한 응원의 손길도 이어졌다. 부산도시공사, 부산환경공단,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부산산업과학혁신원, 부산시설공단,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디자인진흥원 등 공기업·기관과 부산은행, 부산도시가스, 경성리츠, ㈜지비라이트, 콜즈다이나믹스 등 지역 기업이 영화 제작을 후원한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