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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

K-드라마 장인 ‘한국형 괴물’로 다시 전세계 안방 삼키다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1-05 20:00:1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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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미스터 선샤인 등 이후
- 웹툰 원작의 첫 크리처물 연출
- 넷플릭스 나흘만에 13개국 1위

- 회당 제작비 30억… CG 호평
- 할리우드 특수효과팀도 협업
- 송강·이도현 등 라이징 스타로
- 이시영 강도 높은 액션신 열연

- 차기작은 김은희 작가 ‘지리산’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K-드라마 한류를 이끈 이응복 감독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지난달 18일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스위트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스위트홈’은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나타나 주민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작품이다. 지난달 18일 전 세계 동시 공개 4일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TOP10에 들며 글로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호주 등 세계 전 지역에서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눈에 띄며,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크리처(괴물)물이 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 흐름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매력을 잡아낸 섬세한 연출력으로 또 한 번 K-드라마의 위상을 높인 이 감독에게서 ‘스위트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응복 감독,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에 이어 지난달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스위트홈’으로 K-드라마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이응복 감독. 그는 이 작품으로 크리처물에 첫 도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은 누적 조회 수 12억 뷰 이상을 기록한 김칸비 각본, 황영찬 작화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평범한 사람이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욕망이 표출된 괴물로 변한다는 흥미로운 소재와 괴물들의 강렬한 비주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일찌감치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 그리고 이 감독이 흥미를 보였다. “원작을 처음 접한 것은 ‘미스터 선샤인’을 마친 2018년 12월쯤이었다. 많이 빠져서 읽었다.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작이 됐고, 이후 넷플릭스에서 관심을 주면서 진행이 됐다.”

물론 웹툰을 드라마로 옮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원작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낼 수 없었다. 웹툰의 장르적 특성과 드라마의 특성을 어떻게 잘 구현할까 고민했다. 웹툰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스크롤 하면서 보는 스릴이 큰데 이를 영상으로 옮길 때 긴장감을 어떻게 살릴지가 관건이었다.” 웹툰을 본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와 보지 못한 시청자들의 호흡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것도 큰 숙제였다.

■이응복 감독의 첫 크리처물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나타나 주민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스위트홈’.
K-드라마를 대표하는 이 감독은 2009년 ‘전설의 고향-금서’를 시작으로 ‘드림하이(2011)’ ‘학교 2013(2012~13)’ ‘비밀(2013)’ ‘연애의 발견(2014)’ ‘태양의 후예(2016)’ ‘도깨비(2016~17)’ ‘미스터 션샤인(2018)’ 등 청춘물이나 멜로드라마를 연출하며 ‘히트작 메이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래서 스릴러와 크리처가 혼합된 ‘스위트홈’을 연출한다고 했을 때 의외의 선택이라는 반응이 먼저 돌아왔다. 그는 “우선 겁 없이 만들었는데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전에 못해봤던 장르에 도전했기 때문에 장벽도 느꼈지만 원작이 화려해서 해보고 싶었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이 감독은 우려를 불식시키며 웰메이드 크리처물을 완성했다. “드라마의 90%가 세트촬영이었다. 그래서 연기자들과의 호흡이 좋았고, 전작에서 하지 못했던 기술적 촬영이나 CG를 도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스위트홈’은 3500평의 대형 세트장에서 회당 제작비 30억 원을 투입해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강렬한 괴물의 비주얼은 ‘어벤져스’ 시리즈, ‘엑스맨’ 시리즈, ‘아바타’ 등 초대형 블록버스터를 도맡아온 할리우드 최고의 특수효과팀 중 하나인 레거시 이펙츠와의 협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크리처물이라고 해서 이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준 사랑이나 인간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괴물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애가 더 강조됐다. “사랑과 인간애를 보여주기 위해서 ‘태양의 후예’는 지진을, ‘도깨비’에서는 칼이 꽂힌 모습을, ‘미스터 선샤인’은 비극적인 상황에 빠진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그렸다. ‘스위트홈’에서는 적대적인 괴물들에 맞서 싸우는 인간 군상의 묘사야말로 아주 큰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응복 감독의 조력자들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괴물. 괴물들의 움직임은 김설진 안무가의 도움으로 완성했다. 넷플릭스 제공
웰메이드 드라마가 완성되기까지는 연출자의 능력 외에도 출연진과 스태프 등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먼저 ‘스위트홈’에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답게 많은 인물이 출연하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은 송강 이도현 김남희 박규영 고민시 고윤정 등으로 현재 가장 핫한 남녀 라이징 스타들이다. “이들은 크리처물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연기 몰입도와 마음가짐, 각오가 좋았다. 모시기 힘든 배우들이었는데 함께해 줘서 감사했다.” 또한 기성 배우 중에는 원작에 없는 인물인 특전사 출신의 소방관 서이경 역을 연기한 이시영이 중요했다. 임신 초기임에도 가장 강한 액션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미스터리한 요소로 서이경 캐릭터를 추가했다. 남성 못지않은 강인함을 가진 인물로 시청자들이 응원할 수 있길 바랐다.” 이시영은 괴물과 맞서 환풍구를 기어가는 등 가장 강한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해내며 연기 열정을 불살랐다.

또한 괴물로 변한 사람들의 몸짓과 행동을 연출하고 직접 출연도 했던 세계적인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김설진의 도움도 컸다. 그는 일반적으로 그려지는 좀비와 악령의 움직임과 달리 연근괴물 근육괴물 흡혈괴물 등 괴물화의 원인이 된 인간 각각의 욕망에 따라 움직임을 설계하고 구체화했다. “김 안무가의 유명한 공연 중 뭉크의 ‘절규’를 현대무용으로 풀어낸 것이 있는데, 그 공연에서 사람인데도 괴물처럼 보였다. 연근괴물의 경우는 분장을 안 하고 싶을 정도로 표현력이 좋았다. 괴물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모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사람은 아니지만 처음 크리처물을 연출하는 이 감독에게 큰 도움이 된 것은 사람이 아닌 괴물 등장의 드라마와 영화였다. “외국 작품들은 전체적인 세계관은 우리 드라마와 맞지 않아서 부분적으로 적용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 ‘워킹데드’에서는 인물들끼리 갈등이 엮이는 부분을, ‘로스트’에서는 미스터리한 부분을 가져왔다. 괴물 캐릭터는 너무 많았는데, 어떤 것은 너무 징그럽고 디테일해서 보다가 꺼버린 것도 있었다. 우리 드라마는 징그러운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바뀐 괴물이었기 때문이다.” ‘스위트홈’에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괴물이 고아성을 쫓아오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현재 이 감독은 김은희 작가, 전지현 주지훈 주연의 드라마 ‘지리산’을 촬영 중이다. “김 작가님의 ‘킹덤’이 워낙 잘되지 않았나. 함께 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다. 또 주연을 맡은 전지현 주지훈도 같이 해보고 싶었던 배우들이라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운을 남긴 결말 때문에 ‘스위트홈’ 시즌2를 예상하게 만드는데, 이 감독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볼 수 있겠다. 원작의 내용 중 다루지 못한 좋은 장면들이 있다. 그런 부분을 시즌2에서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아파트나 장소가 배경이 될 수 있겠다. 기술적으로도 다 풀지 못한 것들은 시즌2에서 반영이 될 수 있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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