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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관광…예술로 리디자인 <5> F1963의 진화에 주목한다

여행객은 그냥 못 지나칠걸, 카멜레온 같은 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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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폐공장 재생한 문화공간
- 도서관·전시장 등 차곡차곡 조성
- 끊임없이 새로운 시설 만들어 내

- 디자인 현대모터스튜디오 품고
- 독창적 금난새뮤직센터 들어설
- 신축 ‘아카데미동’ 공사도 한창

- 부산서 보기드문 예술문화자산
- 국제관광도시 전략에 활용하라

지난달 27일 부산 수영구 구락로 복합문화공간 F1963에 들어섰다. 이안기 F1963 팀장은 뜻밖의 장소로 취재진을 안내했다. 그곳에서는 새 건물을 세우는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F1963이 짓는 ‘아카데미동(棟)’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상층(2개 층)에는 현대모터스튜디오가 들어섭니다. 지하 1층에는 금난새뮤직센터가 들어오고요. 최욱 건축가가 설계해 오는 3월 문을 열 예정입니다.” 이안기 팀장은 차분히 설명했는데, 그 또한 새 아카데미동이 F1963에 합류하는 데 대해 설렌 마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2019년 개관한 것으로 F1963 공식 리플렛에 소개된 F1963 도서관. 미술·사진·음악·건축 4개 부문에서 엄선한 책과 희귀 도서를 갖춘 예술 전문 도서관이다. 연회비 10만 원의 유료 회원제로 운영한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길이 100m인 이 건물은 외부의 와이어로 지지하며, 그에 따른 건축 특성을 구현한다. 건축과 산업 현장에서 쓰는 와이어는 F1963을 세우고 운영하는, 부산 본사의 글로벌 기업 Kiswire(고려제강)를 상징한다. 원래 있던 오래된 공장 건물을 활용해 예술문화공간으로 새 단장한 F1963에 새 기능의 새 건물이 들어서면, 꽤 멋진 대조(contrast)를 이룰 것으로 보였다.

■ 언제나 공사, 끝없는 진화

   
현대모터스튜디오가 들어올 아카데미동 신축 현장.
F1963은 ‘리디자인’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 팀장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태프들 사이에서 이런 농담이 오가곤 합니다. ‘우린 언제쯤 공사를 하지 않는 날들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이 말이 신선하게 들린 건 F1963이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 공간으로 문을 연 뒤 끊임없이 진화해왔음을 잘 알려주기 때문이다. 전시공간, 중정, 소리길, 달빛가든, 뜰과숲원예점, 복순도가, 테라로사, 프라하 993, 예스24, 석천홀(공연·전시공간), 국제갤러리 부산점, F1963도서관 등이 2019년까지 차곡차곡 들어선 과정만 봐도 짐작이 간다.

현재 그런 리디자인과 진화의 핵심은 현대모터스튜디오와 금난새뮤직센터로 보였다. 그래서 ‘현대모터스튜디오’부터 검색해봤다. 디자인 전문잡지 ‘월간 디자인’ 2020년 12월호에 전은경 편집장이 조원홍 현대자동차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을 인터뷰해 실은 ‘2021년 디자인으로 소통하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선보인다’ 기사가 참고할 만했다.

■ 놀라운 신축 아카데미동

   
이 건물 지하 1층 금난새뮤직센터의 오케스트라 연습실이다.
인터뷰를 요약하면 이렇다. 디자인 혁신으로 최근 크게 주목받는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는 서울·고양·하남에 현대모터스튜디오를 각각 만들어 운영한다. 부산 스튜디오는 수도권을 벗어나 생기는 첫 사례다. ‘자동차 디자인’인가? 아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의 힘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을 넘어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전 분야 디자인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이죠.”(인터뷰 중) 신진 디자인 큐레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부산’이라는 상도 만든다.

이게 무슨 뜻일까? F1963이 자석처럼 정상급 기업의 예술문화공간을 끌어들여 한결 더 ‘유니크’(독창적)해지면서 부산 매력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지하 1층에 조성 중인 금난새뮤직센터도 가봤다. 음악가 금난새 선생이 머물며 작업할 공간, 작은 규모 연습실 여러 개와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습실. 특히 오케스트라 연습실은 위쪽이 통유리로 돼 있어 지상 1층을 걷는 F1963 방문객이 연습 모습을 볼 수도 있다.

■ F1963 도서관, 비밀의 정원

금난새뮤직센터는 장비와 시설이 첨단이다.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치면서 예술공간 설계에서도 팬데믹에 대응하려는 건축가의 고민이 많죠. 금난새뮤직센터는 이를 반영해 첨단 설비를 갖춘 연습실 공간에서 공연, 방송(유튜브 등 포함), 녹음 등을 모두 하도록 설계했다”고 이안기 팀장은 소개했다.

솔직히, 입이 떡 벌어졌다. 이곳이 문을 열면, 금난새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연습 장면을 F1963의 뜰에서 유리창을 통해 내려다볼 수도 있다는 뜻인데, 이 유니크한 ‘베뉴(venue·장소·특별한 공간)’에 당신은 안 가겠는가? 내가 부산에 온 여행객이라면, 간다.

2019년 개관한 F1963 도서관을 소개할 차례다. F1963 도서관에 들어서면, 비밀의 정원에 온 느낌이다. 부산에 하나뿐인 ‘예술전문도서관’이다. 미술·사진·음악·건축, 네 개 장르의 귀한 책을 비치했다. ‘희귀도서’ 분류 항목도 따로 뒀다. 클래식 음악 악보와 DVD·음반도 갖췄다. 도서관은 회원제로 운영한다. 연회비 10만 원을 내면, 예술의 비밀 정원에 들어설 입장권을 받는다. 예술문화공간의 중요한 덕목인 ‘유니크함’(독특함)이 하나의 산(山)이라면, F1963은 꼭대기로 가고 있다.

■ 다양한 예술행사 다투듯 다채롭게

다음으로 꼭 짚을 요소가 2016년 이후 F1963에서 펼쳐진 공연·전시·행사 목록이다. 이는 F1963 홈페이지에 잘 정리돼 있다. 한마디로, 다채로움과 다양성의 향연이다. 석천홀에서 열리는 금난새 음악회 등 검증된 공연·전시, 국내 정상급 국제갤러리 부산점의 미술 기획전, F1963과 협업하는 부산문화재단이 실행하는 공공성·예술성을 공인받은 예술 행사, 한국 최대 중고 서점 예스24가 마련하는 저자 초청 행사와 북콘서트, 중정 무대에서 펼쳐지는 대중성 있는 공연….

이토록 다채롭고 수준 높으며,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에게 말을 거는 예술문화 행사가 마치 뽐내듯 번갈아 자주 열리는 공간은 부산에 없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게 또 있다. F1963 야외의 소리길과 달빛가든 같은 공간, F1963 한가운데의 중정 같은 장소다. 이 팀장은 “F1963은 코로나19 이전을 기준으로 주말 약 3000명, 평일 약 1000명, 1년 약 60만 명이 다녀간다. ‘편안했다’는 방문객 반응이 가장 많다. 그것은 도심 예술문화공간 F1963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클러스터의 힘 발휘

F1963은 Kiswire가 순수하게 문화예술을 가꾸자는 목적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그 독특함은 이내 특별함으로 진화했고, 소중해졌다. 이런 예술문화 자산을 ‘국제관광도시 부산’을 잘 가꾸는 데 활용하지 않는다면, 미친 짓이다. 철학자·미학자인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는 이렇게 짚었다. “F1963이 자리 잡으면서 근처에 ‘망미단길’(카페·서점·문화공간 많음)이 조성될 바탕이 깔렸고 창의적 공간을 지향한 비콘그라운드도 들어섰다. 클러스터(집적과 전파)의 힘이다.” 이래도 F1963을, 예술을 지나칠 텐가?

조봉권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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