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보건기구) 로고(사진)엔 지팡이를 휘감은 뱀이 보인다. 지팡이 주인은 의학을 관장하는 신인 아스클레피오스. 소크라테스가 임종 때 닭 한 마리를 빚졌다며 언급한 그 인물이다. 뱀은 수호 동물. 아스클레피오스가 죽은 자를 되살리자 제우스는 세상에 혼란을 준다며 그를 제거했다.

아마존 로고는 여전사 아마조네스에서 따왔다. AMAZON 단어 중 A→Z 밑에 화살 도안을 넣었다. 무엇이나(A~Z) 그녀들이 쏘는 화살처럼 빠르게 배달한다는 뜻. 그리하면 고객은 미소 지을 터이다. 화살 도안 생김새처럼.

새벽의 여신 에오스와 올림포스(Olympos)산 이름을 흉내 낸 카메라(OLYMPUS). 원하는 장면을 찍고자 새벽이슬에 젖는 걸 불사하는 출사객이 손에 든 카메라가 에오스다. 그녀는 호메로스와 신화 연구자가 좋아하는 아름답고도 애처로운 여신. 아침 이슬은 그녀가 흘리는 눈물이란다. 이 카메라를 연인에게 선물했다간 이별을 부를 수도(?). 올림포스산에선 온 세상이 다 보이니 뭔들 못 찍으랴.

펩시(파르테논 신전) 나이키(승리의 여신 니케) 스타벅스(세이렌)도 마찬가지. 펩시사는 태극을 닮은 옛 형태를 버리고 파르테논 신전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새 로고를 사용 중이다. 세이렌은 감미로운 커피 향을 내뿜어 현대인을 스벅 매장으로 불러들인다.

천문학 쪽은 사용이 월등하다. 지구를 제외한 7개 태양계 행성(영어 이름)이 그렇다. 수성(헤르메스) 금성(아프로디테) 화성(아레스) 목성(제우스) 토성(크로노스) 천왕성(우라노스) 해왕성(포세이돈). 강등된 명왕성(하데스)도 마찬가지. 행성이 거느리는 위성도 그리스신화 중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장 큰 태양계 행성인 목성은 칼리스토·에우로페·이오·가니메데스란 4개 위성을 거느린다. 모두 제우스가 납치해 자기 곁에 뒀던 남녀. 가니메데스는 그리스신화 속 최고 미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