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언론들 관련자료 요청 쇄도
- ‘벌새’ 등 해외 진출 가교 역할도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의 해외 영화제 61관왕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국제영화제(BIFF)에도 덩달아 눈길이 쏠린다. 미나리가 지난해 25회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때 상영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작품성 있는 저예산 영화를 소개하는 BIFF의 안목과 가교 역할이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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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BIFF에서 상영된 이후 세계 영화제에서 선전하는 영화 ‘미나리’. |
14일 BIFF에 따르면 최근 재미교포인 정이삭 감독과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 배우가 출연한 영화 미나리의 수상이 이어지면서 BIFF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국내 언론사와 기자가 늘었다.
미나리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한 데 이어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상영됐다. 이후 미나리가 해외 영화제에서 잇따라 관객 호평과 함께 수상을 이어가자 BIFF에서 사용했던 영상 등 자료를 요청하는 취재진이 늘어난 것이다. 미나리 국내 개봉 시기가 다음 달 3일이어서 이 영화 자료를 다른 곳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지난해 10월 2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공개돼 호평을 얻었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영화표를 전체 좌석의 25%(600석)만 판매했는데,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지 1분 만에 매진됐다. BIFF 상영 이후 윤여정 배우의 연기가 해외 관객에게 독특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호평이 나왔고, 실제 윤 배우는 다수 영화제에서 21개의 상을 받으며 ‘n번째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미나리가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61관왕을 하는 등 선전하자 BIFF 안팎에서도 반가워한다. BIFF 상영작이 해외에서 선전하면 BIFF가 좋은 영화를 발굴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안목이 호평을 얻기 때문이다. BIFF 개봉 이후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영화는 과거에도 많았다. 2019년 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돼 4관왕에 오른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이 이탈리아 토리노 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 최고 작품상을 받는 등 해외에서 각광 받고 있다. 2018년 BIFF 2관왕에 오른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대상을 비롯해 전세계 영화제에서 59관왕을 차지하는 등 해외 평단의 반응이 뜨겁다. 국내 저예산 영화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BIFF가 해온 셈이다.
이전에도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이창동 감독의 ‘시’ ‘오아시스’ 등 작품이 BIFF의 ACF(Asian Cinema Fund), APM(Asian Project Market) 지원을 받아 국내외에서 쾌거를 이끌었다. BIFF 관계자는 “국내 저예산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영되면 전세계 영화계 관계자와 프로그래머에 노출될 수 있다. 이후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할 가능성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휘 영화평론가는 “BIFF는 25년간 좋은 작품을 선별하고 수급할 수 있는 안목과 네트워크를 꾸준히 쌓아 왔다”며 “중국 6세대 영화감독인 지아장커 감독을 발굴한 게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