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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승리호’ 조성희 감독 & 송중기

조성희 “9년 전 친구에게 들었던 우주 쓰레기서 작품 착안”

송중기 “감독님 믿고 승리호 탑승, 가족용 우주SF에 자부심”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2-16 19:05:4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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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조성희

- 우주 속 한국인 그 낯섦에 도전
- 240억 원에 할리우드급 퀄리티
- 한국 CG 아티스트팀 능력 감탄

# 배우 송중기

- 후시 녹음 때 CG영상 보고 놀라
- 해외 각국 지인들 연락 와 뿌듯
- 2편 제작되면 당연히 출연할 것

우주를 배경으로 한 한국 영화 최초의 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지난 5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승리호’가 공개 2일 만에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해외 28개국 1위, 80개국 이상에서 TOP 10안에 들었고, 16일에도 전 세계 영화 부문 7위를 차지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영미권은 물론, 덴마크 핀란드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에서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 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그 중심에는 ‘늑대소년’ 이후 9년 만에 호흡을 맞춘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가 있다.

9년 전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승리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조 감독과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의 출연진 중 가장 먼저 캐스팅돼 전직 기동대 에이스이자 승리호 조종사 김태호 역을 맡은 송중기에게 ‘승리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조성희 감독. 넷플릭스 제공(왼쪽), 배우 송중기. 넷플릭스 제공
■전 세계가 본 ‘승리호’

“세계 각국의 ‘승리호’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은 설레고 놀라운 일이다”(조 감독), “영국 콜롬비아 홍콩 등 해외의 지인들에게서 ‘승리호’를 봤다는 문자를 받으니 좋더라”(송중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개봉을 하지 못했지만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넷플릭스에서 영화가 공개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조 감독은 “한 어머니께서 ‘초등학생 자녀가‘승리호’를 봤는데 또 틀어달라고 했다’고 한 말이 기분 좋았다”, 송중기는 “캠핑장에서 가족이 모여 ‘승리호’를 시청하는 사진을 받았다”고 했다.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초등학생이 반복해서 보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기쁨과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SF 영화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드러난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매번 미국인과 미국 우주선이 등장해 정의를 구현하거나 지구를 구하는 장면 대신 ‘승리호’라는 한국어와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그려진 우주선과 한국 배우들이 지구를 구하는 한국 영화 최초의 우주 SF 장르라는 점은 뭔가 자긍심을 주기도 한다. 물론 가족애와 정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 이야기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시각적 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조 감독은 “창밖에 우주선이 날아다니는데 그 안에서 한국인이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 자체가 조금 낯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낯섦에 도전했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의 영화 드라마들이 장르 확장의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주 SF 장르에서 한국말을 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면 할리우드만큼이나 더 발전된 작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승리호’는 이제 한국 우주 SF 장르의 주춧돌이 된 것이다.

■‘승리호’의 시작

   
‘승리호’ 스틸. 넷플릭스 제공
‘승리호’의 시작은 조 감독이 데뷔하기 이전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에게 우주를 날아다니는 쓰레기의 존재에 대해서 처음 들었다.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무서운 속도로 부딪치는 것을 파괴하는 쓰레기의 존재였다.” 이후 우주 소재의 영화를 구상했고, 2012년 ‘늑대소년’으로 데뷔한 이후 2016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 이어 ‘승리호’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최선을 다했고, 시나리오도 오랜 시간 썼다. 가족 오락영화고, 한국 영화로서는 제작비가 높아서 오락적 볼거리가 있어야 했다. 그런 것들을 온전히 담아내려고 했다”는 조 감독에게 천군만마의 힘을 준 배우가 바로 송중기였다. ‘늑대소년’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언젠가 다시 함께 작업을 하고 싶어 했고, 그 작품이 ‘승리호’가 된 것이다. 송중기는 “‘승리호’에 대해서 처음 이야기를 들은 것은 ‘늑대소년’ 촬영 때였다. 당시에는 제가 연기한 태호라는 인물이 제 나이대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과 다른 버전이었고.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현재의 태호가 나왔다”고 ‘승리호’와의 첫 인연을 떠올렸다. 2018년에 출연 제의를 받은 그는 조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을 갖고 ‘승리호’에 탑승했다.

송중기의 합류로 ‘승리호’ 제작은 탄력을 받았고, 이후 선장 역에 김태리, 기관사 역에 진선규, 작살잡이 로봇의 목소리 역에 유해진 등이 캐스팅되면서 ‘승리호’ 승무원의 라인업이 꾸려졌다. 특히 영화에서 유해진은 목소리 출연뿐만 아니라 로봇의 모션 캡처 연기도 맡아 VFX와 CG 작업에 큰 도움을 줬다. 조 감독은 “목소리 출연만 하기로 했는데 유해진 선배님이 ‘과연 다른 사람이 연기한 움직임에 목소리를 얹었을 때 어울릴까’라고 하면서 고민했다”고 유해진과 캐스팅 초기에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결국 유해진은 모션 캡처 연기와 로봇 캐릭터 목소리 연기를 동시에 해낸 최초의 배우가 됐고, ‘승리호’ 배우들 중 나이가 가장 많았던 그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다.

■상상력으로 만든 우주

   
‘승리호’ 스틸. 넷플릭스 제공
‘승리호’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말이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우주 배경의 SF 블록버스터’인 만큼 한국의 VFX와 CG 기술이 전 세계서 평가받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후시 녹음할 때 처음 CG가 입혀진 영상을 봤는데 깜짝 놀랐다. 그렇게 잘 나올지 몰랐다”는 송중기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승리호’가 구현한 우주 영상이나 CG는 할리우드 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태양광 집열판, 배터리 등의 구조물과 별, 은하 등의 천체들이 층을 이룬 바탕 화면으로 어떤 영화보다 생생한 우주 공간이 창조됐고, 상상으로 구현된 황폐화된 지구와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Utopia above the sky)의 모습은 실제처럼 다가온다. 빠른 속도감과 짧은 컷들이 연속되는 우주선 전투 장면은 우주 SF 액션의 쾌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240억 원의 제작비로 ‘승리호’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할리우드의 제작자들이 안다면 “어메이징”을 연발할 것이 분명하다. 할리우드에서 ‘승리호’ 정도의 퀄리티를 지닌 영화를 제작했다면 1억 달러(1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한국의 CG 아티스트들이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성진 VFX 총괄 감독님과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했다. ‘승리호’는 우주선을 비롯해 소품까지 모두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우주 공간도 상상으로 디자인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근사하고 예쁘게 보일지 아티스트들과 합의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총 2500여 컷 중 2000여 컷이 VFX 작업을 거친 장면들로 이뤄진 ‘승리호’의 작업을 “즐거우면서도 고생스러웠다”고 떠올렸다.

   
‘승리호’의 성공으로 바빠진 쪽은 넷플릭스다. ‘승리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아니지만 2편에 대한 제안을 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조 감독은 “‘승리호’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멍한 상태다. 온전한 상태가 되면 2편에 대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고, 송중기 또한 “아직 2편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제작된다면 당연히 출연하고 싶고, 계획을 알게 되면 연락 달라”며 웃었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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