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옥 작가 ‘펜트하우스 시즌 2’
- 시청률 대박 시즌1 이어 화제
- 재기불능 성대 멀쩡해지는 등
- 반전·복수의 과정 개연성 허술
# 임성한 작가 ‘결혼작사 이혼작곡’
- 남편들 불륜녀 만나는 과정과
- 재혼남 아들을 사랑하는 설정
- 설득력 떨어지고 속도감 잃어
‘막장 드라마의 대모’라 불리는 김순옥과 임성한(피비) 작가의 작품이 연일 화제다. 두 사람 작품의 결은 좀 다르다. 임 작가가 가족 내 관계로 자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면 김 작가는 반전과 복수라는 얼개를 즐겨 사용한다. 주요 인물이 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 살아 돌아오는 건 김순옥 월드에선 그다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펜트하우스 시즌 2’에서도 많은 이들이 시즌 1에서 죽음을 맞은 심수련(이지아)이 언제 돌아올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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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영 중인 ‘막장 대모’ 두 작가의 작품들.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 시즌 2(왼쪽)’와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19일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2가 방영됐다. 시즌 1은 최고 시청률이 28.8% 였을 정도로 화제작이었으므로 시즌 2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시즌2의 가장 큰 반전은 하윤철(윤종훈)과 오윤희(유진)가 부부로, 그것도 아주 부유해져서 한국으로 돌아와 ‘헤라팰리스’에 다시 입성한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의 개연성이 너무 허술했다는 것. 미국 공연에서 전 남편인 하윤철와 천서진(김소연)이 하룻밤을 보내자 천서진을 늘 감시해 오던 주단태(엄기준)가 사람을 시켜 하윤철을 마구 때려 물에 빠뜨린다. 생명에 위협이 갈 정도로 맞고 물에 빠지기까지 했는데 그는 멀쩡히 돌아온다. 오윤희 역시 고등학생 때 다친 성대를 미국에서 수술받았다는 설정만으로 너무나 완벽하게 회복했다. 하윤철과 오윤희를 돕는 이가 로건 리(박은석)임을 쉽게 유추할 수는 있지만 미국 의학기술로는 죽을 만큼 얻어맞아도 살아나고, 재기불능이 된 성대를 오페라 아리아의 초고음역대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되돌릴 수 있는 걸까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리 자극적인 맛으로 보는 드라마라지만 기본적인 개연성은 갖춰야 하지 않나 아쉽다.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선 어떤 남편이 누구와 바람을 피는지를 알게 하기 위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세상 누구보다 다정한 사피영(박주미)의 남편 신유신(이태곤)이 비행기에서 만난 여성에게 한 눈에 마음을 뺏기고 그 여성도 남자가 유부남인줄 알지만 작은 친절에 완전히 반해버린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만 설득력은 아무래도 좀 떨어진다. 나머지 남편들의 불륜 상대와 어떻게 엮이는 지를 보여주는 내용도 너무 늘어져 속도감을 잃었다.
오히려 재혼한 남편의 아들을 사랑해 심장마비를 일으킨 남편을 어떤 응급조치도 하지 않고 죽게 내버려둔 아내의 속내를 보여주는 신이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데서나 방귀를 뀌고 코를 골아대는 늙은 남편을 몰래 흘겨보며 당뇨에 나쁘다는 면 요리를 권하는 아내라니. 영국의 다이애나 비가 죽고 나서 결국 찰스 왕태자와 결혼한 카밀라 파커불즈 를 두고 세간에선 ‘끈질긴 정부’라는 별명으로 조롱하기도 했는데 이 드라마에선 그녀에게 ‘끈질긴 후처’가 어울리는 걸까. 재혼한 남편의 아들을 마음에 두고 남편이 죽기를 계획하는 아내라니 지금까지는 없었던 유형의 악녀다.
이런 모습에서 임성한 작가의 남다른 가족내 관계 비틀기를 볼 수 있다. 전작 ‘하늘이시여’에선 자신이 낳아서 버린 딸과 재혼한 남편의 아들을 결혼시켜 자신이 못 준 사랑을 충분히 주겠다는 엄마가 있다. ‘압구정 백야’에서도 버려진 딸이 엄마가 재혼한 집의 아들과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정을 이뤘다. ‘인어아가씨’에선 외도로 가족을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려고 그가 재혼해 낳은 딸, 즉 자신의 배다른 여동생의 약혼남을 뺏는 주인공이 있다.
자극적인 설정과 파격적인 전개, 폭력적인 장면이라 할지라도 이야기의 완결성과 그럴듯함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얼얼한 ‘마라맛’ 양념을 쳤음에도 맛이 부족한 게 문제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