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님 선정에 든 법당 앞 봄날 오후
심심한 동자승 꼬박꼬박 조는 사이
한 그루 목련보살님 꽃등 가만 켭니다
큰스님은 수행 중이시라 법당은 조용하고 햇볕을 쬐고 있는 동자승은 ‘꾸벅꾸벅’이 아니고 ‘꼬박꼬박’ 졸음에 겹습니다. 그 빈 자리를 지키는, 나무 위에 피는 연꽃이라는 목련꽃은 보살처럼 환하게 꽃등을 켜고 있는데요. 고요만이 내려앉은 봄날 오후의 정경이 눈앞에 선합니다. 이토록 평화로운 광경을 그려낸 시인의 시안도, 그 시에 빠져드는 우리도 모두 꽃보살 아닐까요? 하정철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