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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다큐영화 개척자 마르케 감독을 아시나요

영화의전당 월드시네마 기획전

  • 국제신문
  •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  입력 : 2021-04-06 19:30:4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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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생 100주년 맞아 섹션 마련
- 자막 등으로 작품에 적극 개입
- 홍상수 감독 영화에도 영향 줘

세계영화사의 걸작을 소개하는 ‘세계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시네마 2021’ 기획전이 오는 30일까지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18회째를 맞은 올해 월드시네마는 ‘영화사의 위대한 업적을 재탐구한다’라는 큰 테마 안에서 ‘대중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보석 같은 작품’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둬 앞선 기획전과 다르게 했다.
크리스 마르케 감독의 ‘북경의 일요일’(위 사진)과 ‘방파제 스틸컷’.
30편의 작품을 선보인 ‘재발견’ ‘발견’ ‘포커스’ 섹션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에세이 다큐멘터리 영화 거장 크리스 마르케 감독을 다룬 포커스 섹션이다. 마르케 감독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오랜 기간 활동한 것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 게 21세기 들어서라 그의 작품이 개봉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르케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는 물론 극 영화에 많은 영향을 준 실험적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1960년대 들어 다큐멘터리로부터 영감을 받은 많은 영화 감독이 스튜디오같은 한정된 장소에서 벗어나 현장의 즉흥성을 좇으며 거리에 나가 촬영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자크 리베트 감독도 배우의 즉흥적 대사를 끌어내거나 짜여진 시나리오 대신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맞춰 연출을 하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이런 경향은 21세기까지 국내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여러 혁신적 영화 제작을 고민하는 감독을 통해 나타났는데, 그 영향력의 중심에 크리스 마르케 감독이 있다.

특히 마르케 감독은 에세이 다큐멘터리의 개척자로 평가 받는다. 보통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 피사체로부터 한 발 떨어져 현장을 객관적 시선으로 담으려 한 것과 달리 마르케 감독은 내레이션과 자막을 통해 작품 속 상황 인물 공간에 대한 감흥을 직접 드러냈다. 사진만으로 이뤄진 극 단편작 ‘방파제’가 개봉된 1962년 당시, 다큐멘터리와 극 영화·영화와 사진 모음 사이에서 영역을 정하기 어려운 탈 경계적 작품을 마주한 영화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영화의 SF적 상상력은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했고, 1995년 테리 길리암 감독은 방파제를 모티브로 브래드 피트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12몽키즈’를 만든다. 이번 기획전에서 방파제는 마르케 감독의 다른 단편작 2편과 묶음 상영된다. 일본 문화에 관한 해석과 정서적 견해를 담은 ‘태양 없이’를 비롯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추적한 ‘안드레이 아르세네비의 어떤 하루’ 등도 숨은 실험적 명작을 찾는 영화팬에게 재미를 준다.

특히 올해 월드 시네마 2021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한 허문영 전 영화의전당 프로그램 디렉터의 마지막 기획전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허 위원장은 “비교적 낯익은 감독의 작품을 소개하는 재발견 섹션에서도 ‘저 푸른 바다로’ ‘데이지드’ ‘미친 한 페이지’ 등의 숨은 걸작을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관객에게 많은 자극과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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