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내부발탁보단 선임에 무게
- 7월 기획전 때까지 인선 끝내야
고전 예술영화를 전문 상영하는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공석인 프로그래머 선임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20년 가까이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기획을 책임지다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허문영 전 프로그램 디렉터를 대체할 전문 인력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시 출자·출연 기관으로서 지역인재 채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어서 고민은 더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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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기획전 작품 포스터들. 영화의전당 제공 |
영화의전당은 기존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디렉터 직을 없애고 일반 프로그래머 직책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프로그램 디렉터는 비상근 위촉직으로, 허문영 신임 BIFF 집행위원장이 이 자리를 오래 맡아왔다. 시네마테크는 1997년 설립된 이후 지역의 고전 예술영화 상영관으로 자리잡았는데, 2002년 원장 직을 맡은 허 집행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2012년 시네마테크가 영화의전당에 흡수된 이후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의전당 영화처장 직을 맡다가 2015년부터 프로그램 디렉터 직을 수행했다. 당시 허 집행위원장의 전문성과 위상을 고려해 이 자리를 별도로 마련한 것이다.
후임 채용 방식은 프로그램 디렉터와 마찬가지로 작업량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선임’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후보자를 두고 공모를 하는 것도 거론되지만, 이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인 영화의전당은 개인과 업무 위수탁 계약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채용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별도의 정원(TO) 확보가 필요해 실현가능성이 낮은 선택지로 보인다.
예술영화 상영·기획 업무를 오래 맡아온 내부 직원을 프로그래머로 올리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마땅치 않다. 연간 250편의 고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머 한 명이 매일 2편 이상의 영화를 보고 상영작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 만한 전문성을 갖춘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 인재 채용을 고려해 후보군을 찾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시네마테크 관계자는 “시네마테크 상영 영화 선정은 오늘날 예술영화를 선별하는 방식과 다른 전문성과 연륜이 필요하다”며 “영화사 지식이 해박하고, 과거 명작을 어떻게 발굴해 요즘 시대의 관객에게 다시 각인시킬 것인지 철학을 가진 이가 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오는 7월 시네마테크 기획전까지는 새 프로그래머를 구할 여유가 있다. 허 집행위원장이 총 4회 분량의 기획전 프로그램을 준비해놨기 때문이다. 허 집행위원장 선임 이후 BIFF와 영화의전당 간 프로그래머 교류도 더 활성화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BIFF에는 9명의 프로그래머가 있다. 영화의전당 관계자는 “기획전 준비에 3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다”면서 “지역 영화제 프로그래머나 대학교수, 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자 중에서 적임자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