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62> 우리 인생의 드라마 ⑦ MBC '간난이'

83년, 찬란하고 뜨거웠던 그 해 여름

  • 장은진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4-14 19:51:0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누나, 누나… 누나아~.” 장티푸스에 걸려 고열로 실신해 가마니 위에 쓰러진 누나를 애타게 불러대던 까까머리 영구. 유행병이 창궐했던 전쟁 직후 ‘뚝방’ 옆 밤나무에 묶여있던 누나를 극진히 간호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그 장면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당시 바가지를 얹고 자른 듯 똑 떨어지는 단발 ‘간난이 머리’가 대유행했다. 1970년대 ‘여로’의 영구를 잇는 ‘코찔찔이’에 앞니 빠진 ‘간난이’ 속 영구는 국민 동생이 됐다.

‘간난이’의 인기는 상상초월이었다. 당시 ‘조선왕조 오백년’‘제1공화국’ 등의 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 왕국에 올라선 MBC의 파죽지세는 ‘간난이’에서 절정을 이뤘다. 방영 2주 만에 받아 든 시청률 성적표는 65%. ‘간난이’는고석만 PD(전 EBS 사장)와 이재우 작가가 의기투합해 20일 만에 기획했다. 충청도 시골마을, 전쟁고아가 된 간난이와 영구가 할머니와 살아가는 모습은 그렇게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며, 조금은 먹고 살 만해진 80년대로 접어든 베이비 붐 세대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며 다독였다.

‘간난이’가 65%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은 이유는 두 아역배우의 심금을 울린 연기 덕분도 있었지만, 그해 벌어진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중의 집단기억과 만났기 때문이다. 그해 여름, 신정권은 대대적인 이산가족 찾기 미디어 이벤트를 벌였다. 내 어린 시절, 맞벌이 부모님이 돌아오면 오늘은 어떤 가족이 서로를 찾았고 감동적인 사연이 뭐였는지, 엄마 아빠께 중계해주는 게 일과였다.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된 이산가족 찾기는 5개월 만에 1만여 가족의 상봉을 이뤄낸 뒤 막을 내렸다. KBS ‘이산가족 찾기’와 MBC ‘간난이’를 돌려 보면서 리얼리티와 판타지, 논픽션과 픽션을 오간 우리는 잃어버린 것을 애타게 불렀고, 흩어져있던 우리 DNA를 찾아냈다. 그해 많은 사람은 가족을 찾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영구를 미국에 입양보낼 수 밖에 없었다.

‘간난이’ 이후 38년이 흘렀다. 속절없이 세월은 흐르건만, 배고픔과는 이별한 이 시대에 기억도 가물가물한 ‘간난이 ’드라마가 문득 떠올라 우리가 짊어졌던 그 이름 가난, 누이 같던 그 얼굴 간난이를 나즈막이 불러본다.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2. 2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5. 5[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6. 6부산도시철 1회용 승차권 구매도 카드로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9. 9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10. 10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9. 9'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3. 3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7. 7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2. 2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5. 5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6. 6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7. 7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8. 8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9. 9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