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길을 누벼놓고
시치미 많고 많다
유리 같은 타일 위에
찍히는지 모르나 봐
때때로
사랑이라는 말
뒤통수를 맞는다
400년 전에 서산대사 휴정이 지은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시대 사회 지도자에게 들려주고 싶고, 코로나19 확진자에게도 적용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유리 같은 타일 위에 다 찍힌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때로는 모른 척 선의로 베푼 호의가 뒤통수를 맞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하정철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