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어진 눈시울을 노을이 감싸는데
살아온 발자취를 곰곰이 돌아보니
호미로 막을 일들을
가래들고 살았다
겉모습 멀쩡해도 곳곳이 멍든 자국
하나둘 짚어보니 성한 곳 하나 없다
그래도 쓸 만한 것은
웃음 하나 남았다
가정의 달 오월입니다.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고 부부의 날도 있습니다. 이 시는 붉어진 눈시울을 노을이 감싸고 있는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지나고 보니 호미로 막을 일들을 가래로 막으려 했군요. 그렇게 노심초사 걱정하며 살았는데 그래도 웃음 하나 남았다니 참 다행입니다. 인자하신 아버지의 미소 뒤에 감추어진 노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하정철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