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68> 우리 인생의 드라마 ⑩ KBS ‘사랑의 굴레’

‘잘났어 정말~’ 유행시킨 통속 멜로의 대표작

  • 장은진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5-05 19:30:1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국 드라마 70년사에서 멜로 드라마 양대 산맥을 꼽자면 김수현 작가와 홍승연 작가를 들 수 있다. 김수현 작가가 대가족 관계에서 오는 대비된 상황을 통해 멜로극 틀을 짰다면, 홍승연 작가는 좀 더 통속적으로 당시 시대상을 적절히 활용했는데, 1980년대 중견 기업을 일군 건설회사나 패션회사 사장, 졸부가 된 집의 안주인, 가난한 여대생을 등장시키며 애정·욕망의 삼각관계를 그려냈다. 광고·패션 등 세련된 직업군 묘사는 88올림픽을 치러낸 한국사회가 거대한 돈의 맛에 빠져드는 과정에서 몰락하는 인간군상 모습을 보여줬다.

홍 작가는 주인공의 행동을 통한 심리묘사에 탁월했는데, 청춘 스타를 기용해 이슈를 만들기로 유명했다. MBC ‘첫사랑’에서 황신혜 김주승이 스타덤에 올랐고 ‘사랑의 굴레’(1989)에서는 에로 배우로 각인돼 있던 임성민(1995년 작고)을 연기도 잘하는 배우로 띄웠다. 고두심은 성공한 사업가 남편(노주현)을 의심하는, 경계성 인격장애와 의부증을 가진 안주인으로 나오는데 그의 히스테릭한 연기가 큰 인기였다.

사사건건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을 ‘디스’하던 고두심의 대사 “잘났어 정말~”은 코미디 단골 소재가 됐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얄미운 상대에게 써 먹는 국민 유행어였다. 그동안 ‘전원일기’에서 큰 존재감 없이 고분고분한 맏며느리 역할을 하던 고두심을 재발견하게 했고, 고두심은 악역이지만 동정심을 유발하는 연기로 그해 KBS 연기대상을 받았다.

‘사랑의 굴레’에서 까탈스럽고 불안한 고두심을 치료하던 주치의가 영화 ‘미나리’의 스타 윤여정이었다. 미국에서 귀국해 멜로 드라마 조연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한 윤여정의 감초 연기를 볼 수 있는데, KBS는 복고 열풍이 불자 자체 유튜브 계정 ‘옛날 티비’를 개설해 ‘사랑의 굴레’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자료 검색을 하다가 홍승연 작가가 올해 3월 작고한 사실을 알았다. 명복을 빈다. ‘첫사랑’ ‘사랑의 굴레’ ‘두려움 없는 사랑’까지, 통속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는 한국 멜로 드라마의 여정을 개척했다. 오늘날 K-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데는 앞서 간 작가들의 창작이 거름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10. 10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3. 3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