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2년 차, 성공한 트로트 가수, 방송인, ‘돼지토끼’란 귀여운 노래를 탄생시킨 깜찍한 딸 하영이와 연우의 엄마로 장윤정의 24시간은 정신없이 돌아간다. ‘미스터·미스 트롯’의 성공에는 출연자 기량 외에도 따뜻한 시선으로 후배의 앞날을 격려하고 조언했던 장윤정의 기여가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윤정은 같이 무대에 서는 퍼포머 관점에서 그들이 받을 상처를 내다보고 누나 언니 엄마 같은 따뜻한 ‘칭찬의 언어’로 독려했다.
1999년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고 데뷔했지만, 음반 한 장 내기 힘든 작은 소속사 가수였던 그는 재연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명 시절을 버텼고, 2004년 ‘어머나’로 대박을 터트렸다. 필자가 방송작가로 일하던 90년대 후반, 뒷날 ‘어머나’를 만드는 윤명선 작곡가(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22대 회장)와 자주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박진영의 매니저였던 그는 부지런하고 인사성 바를 뿐 만 아니라 탄탄한 작곡 실력과 함께 자기 노래로 수많은 가수를 빛내주리란 포부를 가진 준비된 사람이었다.
윤명선의 ‘어머나’로 인생 터닝 포인트를 통과한 장윤정. 두 사람에게 트로트가 일생일대 전기가 된 셈이다. 스타가 된 뒤에도 가정사의 아픔과 우여곡절이 이어졌다. 장윤정은 꿋꿋하게 자기 위치를 지키며 가정을 이루고 엄마가 됐다. 그래서인지 장윤정 팬덤은 여성이 월등하다. 팬카페 ‘레모네이드’에는 ‘윤정 언니’를 지지하는 또래와 여동생 팬이 대다수다. 장윤정은 그렇게 언니 팬덤을 개척했다. ‘히든싱어 6-장윤정 편’ 우승자인 후배 김다나를 비롯해 그의 노래로 우울증을 극복하고 육아로 지친 일상을 위로받은 여동생 팬덤의 사연은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대중은 똑 부러지면서도 가창력이란 본연에 충실한 가수를 좋아하지만, 그 역시 인성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소용없다. 무명 시기를 거쳐 데뷔한 후배들을 집으로 초대해 밥 한 끼 차려주면서 “잘될 거야, 잘할 거야”라며 믿어주었다는 장윤정 미담이 계속 들려오기 바란다. 선후배 간 가교 구실을 하면서 트로트 새싹들까지 끌어줘야 하는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그에게 트로트계를 감싸 안는 따뜻한 장자(莊子)의 카리스마를 기대해본다.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