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제안에 미온적 태도 일관
- 정부 서울사업 협의 지시도 경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취지와 실정법을 저버리고 서울에서 운영돼 문제가 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창작인력 육성 시설(국제신문 지난달 21일 자 1면 등 보도)의 부산분원을 마련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영진위가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의 절차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산시와 협의하라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에 대해서도 영진위는 수동적 태도를 보였다.
부산시 영상콘텐츠산업과는 최근 영진위를 방문해 S#1(씬원) 부산분원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영진위가 2019년 시작한 씬원은 시나리오 작가 등 창작 인력을 양성하고 영화 기획 개발을 지원하는 전문 센터로, 서울 성동구에 사무실을 뒀다. 하지만 부산에 이전한 공공기관인 영진위가 최초 이전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이 사업을 국토교통부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서울에서 추진해 법을 위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앞서 시는 지난해 영진위를 방문해 씬원 부산분원 추진안을 몇 차례 제시했다. 지난 3일에도 시는 영진위를 방문해 “OTT 시대에 맞게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을 다방면으로 연계하는 콘텐츠 시나리오 인재 양성 기능을 부산에서 살리자”며 씬원 부산분원을 재차 제안했다. 영진위가 관련 예산을 지원하는 대신 시가 후반작업시설 일부를 공간으로 내놓는 식이다. 하지만 영진위는 부산은 수도권과 같은 영화 생태계가 없어서 기존 영진위 사업을 똑같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대신 영진위는 전국 단위 기획 개발 사업을 검토 중이므로, 영진위와 시 운영 아카데미 간 협업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 측은 사업 규모 등을 축소해 영진위에 관련 제안을 또다시 할 계획이다.
문체부가 영진위에 정부 승인 없이 추진한 씬원 사업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 받으려면 부산시와 협의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다. 문체부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본지에 “국토부로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과 관련한 원칙과 절차를 잘 준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이 왔다”며 “영진위가 이와 관련해 부산시와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진위는 올해 초 시와 관련 협의가 불발된 뒤 추가 협의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시 서비스금융과 혁신도시지원팀과 영상콘텐츠산업과 모두 “영진위의 추가 협의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 “관련 보도 이후 우리가 영진위를 찾아갔을 뿐”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시가 협의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영진위는 절차에 따라 계속 협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원칙을 밝혔다. 그러자 영진위는 “부산분원 추진과 관련해 시와 계속 이야기 하겠다”며 “씬원의 절차적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의 입장에 반하지 않는 쪽으로 다시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